세피안-세남노이 댐 참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비극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국익과 개발이익을 좇아간 한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이들의 개발이익 창출에 공적자금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여한 한국사회는 이번 사고를 다른 나라에서 ‘어쩌다’ 일어난 사고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미 유사한 사태를 라오스와 개발도상국이 아닌 한국 사회의 수많은 개발 현장에서 오랫동안 목격해왔다. 경제성장 중심의 개발이 지역사회와 주민의 권리보다는 기업과 같은 특정 소수 행위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현재 라오스 정부가 임시적으로 처방하고 있는 기존의 수력발전 사업에 대한 안전 규제 점검과 예방책 마련이 이 사고를 풀어가는 해답일 수 없다. 그것을 넘어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중심에 둔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를 만들어가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사고 원인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삶이 이전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오랜시간을 들여 힘을 보태고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 그 출발일 것이다.
– 피스모모 이슈브리프 Vol.5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