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꿈사람x여성한부모님 프로그램을 마치며 by 온

 

처음에 모모에서 꿈사람이라는 모임을 들었을 때 꿈사람과 닿아있는 세 가지 키워드 모두 저의 마음을 끌었습니다. 여성/재소자/청소년. 우리 사회에서 더 목소리를 더 듣고 싶고,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분들이었어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보겠다는 계획보다는 그저 모모의 사람들과 더 연결되고, 관심 있는 존재들에 대해 함께 배움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기대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로 서울한부모회 워크숍을 진행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 기회가 저어될 만큼 처음에는 무겁고 어렵게 느껴졌어요. 제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참여자 그룹이라 혹시 저의 무지, 혹은 고정관념이 오히려 깊은 만남과 배움을 방해하진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올라왔어요. 하지만 공동진행자 가지가 그룹의 특성만을 고려하기 보다는 존재로서 만남을 가져보자는 제안을 주셨는데, 그 말씀이 참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작한 서울 한부모회 워크숍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전에 꿈사람을 통해 워크숍을 진행하셨던 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첫 번째 워크숍의 방향을 ‘존재로 만나고 서로에게 기운주기’로 잡아보았어요. 함께 자신을 표현해보고, 기운을 주는 소통을 나누고, 느린 시간 안에서 몰입해서 서로의 존재를 만나는 경험을 통해 저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특히 너무나도 열심히 살아오셨던 그 분들이 삶의 속도를 늦추고 느린 시간 안에서 서로를 향한 환대의 손길을 뻗었던 그 순간이 기억에 납니다.

 

많은 참여자 분들이 워크숍 안에서 상처와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주셨는데, 상처가 별이 된다는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이 시간 안에서 가슴 깊이 느껴졌어요. 그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 덕분에 눈물이 차오르기도 했는데, 아름다워서 눈물이 난 건 정말 오랜만의 경험이었습니다.

 

존재적 만남을 넘어 ‘갈등을 사회적/구조적으로 분석하고 함께 연결’되는 두 번째 시간을 통해서도 연대의 강력한 힘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어 온 서울한부모회의 단단한 네트워크가 우리를 더욱 깊은 만남으로 이끌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그 연대를 확장하여 다른 비인간 존재와 소수자로 연결하여 나눠주신 성찰들을 들으며, 제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내 안의 소수성을 잘 발견하고 잘 연결하고, 연대해 나가며 살고 있는지 일렁이는 마음을 품고 돌아오게 되었어요.

 

이 워크숍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참가자 분들이 만들어주신 그 분위기와 기운들이 여전히 저릿한 감동과 배움으로 남아있습니다. 공동 진행을 해주셨던 가지와 준비모임을 하면서 함께 마신 진한 커피와 그보다 더 진한 이야기들, 같이 교육을 꾸려주신 오리건, 그린하와 유쾌하게 나누었던 뒤풀이의 시간들도 한 여름 날의 뜨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던 참여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꿈사람(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모임은 평화교육 주제가 생소하거나 접근성이 낮은 참여자와의 배움 기회를 만들어가는 진행자 회원 모임입니다. 처음에는 여성청소년 재소자와의 만남을 위해서 2021년부터 공부모임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만남이 어려워져서 2022년 올해 여성 한부모님과 연결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