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23 동북아평화교육훈련원(NARPI)에 진행자로 참여하며 – 가연

 

 

 

 

 

 

가연

 

 

지난 8월 7일부터 딱 일주일간, 저는 몽골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동북아평화교육훈련원(NARPI, North EastAsia Regional Peacebuilding Institute, 나르피) 때문이었는데요. 나르피는 2011년부터 여름마다 평화교육과 회복적 정의, 트라우마 등 평화와 관련된 주제로 2주간 진행되는 평화교육 훈련입니다. 코로나19로 모이지 못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해 한국, 일본, 몽골,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곳곳의 활동가와 시민들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저는 나르피를 알게 된 지 올해 10년이 되었고, 진행자로 함께한 것은 3번째입니다.

 

이번 나르피에서 저는 일본의 히로 가타노 선생님과 함께 “갈등과 평화세우기 프레임워크(Conflict and Peacebuilding Framework)”로 평화와 폭력, 갈등 등의 개념을 배우는 수업을 맡아 공동 진행했습니다. 수업은 총 5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었는데요. 참여자분들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많은 고민을 담아 피스모모의 몸 활동과 개념 배우기를 엮어 수업을 구상했습니다. 사실 피스모모에서 저의 역할은 교육 진행보다는 글쓰기와 연구에 치우쳐 있는데요. 그동안 참여자로 관찰했던 피스모모의 활동들을 직접 구현해보면서 모모 활동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작에 교육 진행을 더 배워둘 걸!’ 하는 후회도 보태서요.

 

수업의 시작은 피스모모의 자기표현카드 영문판으로 열었습니다. 모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참여자들이었기에,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며 드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자기표현카드에 적힌 단어들을 참고하여 표현할 수 있었어요.

 

 

이후 직접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 등의 개념을 활동을 통해 소개하고 배우는 시간이 이어졌고요. 갈등의 개념을 소개하며,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힘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힘 혹은 권력(Power)의 개념을 인형극 활동과 삼각형 활동을 통해 몸으로 느끼고 성찰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 활동에서 각자의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권력 구조와 위계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인형극과 삼각형이 내포하고 있는 서로 다른 힘의 구조를 비교하면서, 우리가 가진 다양한 힘들로 개념을 확장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갈등을 다루며 갈등을 분석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제가 피스모모와 번역한 ‘갈등 영향 평가와 평화세우기’에 소개된 갈등 분석툴을 소개하고, 그림책 ‘더 커다란 대포를’의 갈등 이야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나아가 참여자 중 한 분이 소개한 말레이시아의 성소수자 차별/탄압법과 관련한 이슈를 분석하는 시간으로 이어갔는데요. 갈등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며 피스빌더로서 개입할 수 있는 지점과 방식, 방향 등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나왔던 갈등의 사례를 어떻게 전환할 지, 정지 화면으로 표현하는 ‘타블로’ 활동을 통해 평화와 평화세우기의 개념을 풀어냈습니다. 참여자들이 개념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감각으로 평화세우기와 갈등 전환의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나르피 교육을 계기로 피스모모의 교육 진행에도 적극 참여해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되었어요!

피스모모의 교육을 직접 진행해보니 모모의 활동이 가진 새로움과 힘을 강하게 느끼게 되었거든요.

여러분들과도 피스모모의 배움 과정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