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10년, 시리아의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지난해 1월, ‘사마에게(2019)’라는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사마에게’는 와드 알-카딥 감독이 시리아 내전 시작으로부터 그 이후의 삶을 5년 동안 빠짐없이 기록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사마”는 영화감독 와드와 그의 아내 함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입니다.

 

전쟁중에 태어난 사마는 전쟁이 없는 세상을 본 적이 아직 없습니다. ‘사마에게’를 통해서 뉴스로만 접하던 시리아 알레포를 새롭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건물 잔해로 뒤덮인 도시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외치던 사람들의 모습과 밤낮 구분 없이 쏟아지는 폭격 속에 부서지는 건물의 모습,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린 아이의 얼굴을 확인하고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고마왔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내전이 발발하고 하루에도 몇 차례 쏟아지는 폭격 속에서도, 여전하게 이어지는, 알레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말이에요.

 

기자로 활동하는 와드와 알레포에 끝까지 남았던 의사 함자가 사랑을 고백하고 친구들과 결혼식을 치르는 장면, 사마가 태어나는 장면, 길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아이들이 춤추는 장면, 동네 사람들끼리 웃고 떠드는 장면들을 마주하면서 전쟁 중에도 계속되는 삶, 전쟁이 훼손할 수 없는 존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어요. 알레포에서, 시리아 전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헤아려볼 수 있었지요.

 

2011년 초, 시리아에서 개혁과 자유를 원하는 평화적인 시위가 시작되면서 시리아 정부군은 이를 무력 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과 무장세력(반군)은 권력을 쟁탈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는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정부군과 반군에 무기를 공급 및 지원하는 러시아, 미국, 터키 등의 개입으로 내전은 국제전으로 확장되었지요. 시리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중단하기 위해 발의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속적인 비토권 행사로, 지금까지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로 시리아 내전 10년을 맞습니다. 이 짧은 문장은 참 잔인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시리아에서 그리고 시리아를 넘어 다른 곳에서 터전을 잡고 오늘을 살아가고 살아내는 사람들의 일상을 감히, 떠올리고 지지하고 싶은 하루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오늘은 어떤가요? 숨 가쁜 하루, 그 어디쯤에서 잠시 멈추어 시리아의 오늘을 생각하고 기억해 주세요.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모두의 내일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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