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가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평화는 모두의 것, Peace as Commons!!
피스모모는 2020년 총회를 통해 평화를 커머닝(commoning)관점에서 공론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커머닝(commoning)은 ‘모두의 것(commons)’이며 ‘모두의 것’이어야 하는 것들을 ‘모두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책무와 그에 기반한 이행을 포괄하는 개념인데요. 앞으로 이 의제를 폭넓은 실천과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분야의 커먼즈 운동으로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피스모모는 세계 곳곳의 동료들과 ‘평화’를 ‘커먼즈’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한반도와 세계를 아우르는 평화의제의 고유성과 보편성, 의제 간 칸막이 너머 ‘공동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껴왔습니다.
1989년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Olof Palme)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팔메위원회는 <평화로운 세계: 21세기의 공동안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공동안보(common security)라는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이 개념의 핵심은 “적과 함께하는 안보(security with enemy)”로 군사력을 통한 억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대국과의 공존을 추구함으로써 서로의 안보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간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비롯해 보다 보편적인 누구나의 안보를 정립하려는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여전히 적을 상정하는 군사안보(military security)가 압도적인 주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돌보고 챙기는 안보,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는 비군사적 안보를 가장 강조하는 접근이 공동안보인데요.
군사안보를 넘어서는 상상력이 거의 고갈된 지금의 세계에서 안보전문가들은 ‘공동안보’를 백일몽으로 취급합니다. 피스모모는 이러한 단정적이고 고정적이며 보수적인 ‘안보에 대한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을 위해 무기를 쌓아두는 방식의 삶은 4차 산업혁명과 얼마나 이질적인가요?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누군가는 여전히 무력분쟁으로 인한 죽음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 세계가 매우 선택적으로 ‘발전 담론’을 채택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무기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발전이라고 믿는 것과 ‘지속가능성’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공동안보는 불가능하고 평화도 실현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논리에 포섭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여기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도모하고자 평화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분야간 연결과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새로운 논의의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마땅히 도래했어야 하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하니까요.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해이자 한미동맹이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여러 면에서 발전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평화에 대한 시민의식 또한 깊어질 수 있다면, 한국사회가 이 세대에서 전쟁을 끝내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명제의 살아있는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만들어봐요,
평화가 모두의 것인 세상,
피스모모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