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Vol.12 2019 한국 평화교육 톺아보기 #2 : 시도교육청 학교 평화통일교육 계획

 

 

지금 한국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표출되며 오랜 분단역사로 인해 뿌리 깊게 고착되어온 구조적・문화적 폭력과 갈등의 양상들이 전개되고 있다. 학교폭력, 아동폭력, 성폭력, 소수자에 대한 적대와 혐오 등 위계와 권력이 행사하는 폭력 과 이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전 사회를 넘나들고 있다. 한때 모두의 기대 속에서 남북간의 화해와 교류의 물길을 금세라도 열어놓을 것 같던 남북 및 북미관계는 다시 롤러코스터에 승차한 듯 팽팽한 긴장관계에 놓여있다. 민주화에 기여한 이들이 감당해온 아픔을 모욕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여전히 좌빨, 빨갱이를 들먹이며 한반도의 평화세우기를 위한 대장정을 가로막는 권력집단의 기세는 부끄러울 줄 모른다.

 

이처럼 한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변화와 갈등 상황에서 교육이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특히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평화교육이 해나가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훨씬 더 치열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반도에서 공교육은 분단 체제를 정당화하고 고착시켜온 핵심 기제로 작동해온 만큼 이를 해소하는 가장 혁신적인 변화의 역할 역시 공교육이 맡아야 한다. 따라서 교육부와 함께 전국의 시・도교육청 역시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총체적으로 직시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70년 세월의 분단폭력과 상흔을 섬세히 알아차리는 노력이 요구된다. 통일을 위한 평화・통일교육에서 나아가 학습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다양한 정체성과 의견들을 차별 없이 마주하며 평화감수성을 내재화하는 배움의 현장을 만드는 평화교육 실천이 필요하다.

 

17개 시・도교육청의 평화교육 관련 계획을 살펴보며 평화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대한 성찰의 결핍과 소극적 평화 개념 중심으로 구성된 상상력의 전형성을 발견한다. 한국 사회에서 분단이 교육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으며 교육이 분단 상태 지속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교육현장이 한 존재의 존엄과 자기실현의 안전한 공간이 되지 못하고 정권의 변화에 휘둘리며 교육을 도구화해온 책임에 대한 통감 없이 교육을 통한 평화로의 전환은 요원하다. 분단의 작동과 오작동이 교육과 만나 한국 사회에 어떤 흔적을 남겨왔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에 대한 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를 통해 일상 속에 촘촘히 박힌 차이에 대한 낯설음과 거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으로서 교육현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슈브리프 전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