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24년 봄, 평화교육진행자되기 입문과정을 돌아보며 by 수기

 

 

피스모모의 <2024년 봄, 평화교육진행자되기 입문과정> 4주간의 수업을 마치고 어느덧 한달이 흘렀습니다. 기억을 살피며 후기를 적어봅니다.

 

남북의 평화통일 관련 교육을 업으로 삼게 되면서, 돈 되는 일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으로 의미와 재미를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악화된 남북의 정세를 걱정하거나 ‘평화·통일’인지 ‘평화통일’인지를 고민하는 복잡한 것들보다도, 나와는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게 더 힘들어졌을 때, 피스모모의 평화 수업을 알게 되었고 4주간의 낯섦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꼼꼼하게 준비된 매 수업의 과정들이 때로 흥미롭고 재밌고, 때로 어렵기도 했습니다. 이분법을 해체하는 다양한 관점이 정말 흥미로웠고, 신나게 노는 것 같았던 몸활동 이후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낯설게 하기’를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생각을 안겨준 건, <태풍이 몰아치는 섬> 활동이었는데요. 의도와 무관하게, 특정한 구조에서 누군가의 행동이 어떤 이들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관찰이 인상깊었습니다. 나아가 활동에서의 경험을 제국주의의 무도한 폭력과 연결 지어 참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피스모모와의 시간을 통해 다양한 평화를 인식하게 되었고, 낯설게 하고 비틀어 생각하는 여러 방법을 배웠습니다. 4주 간의 시간으로 저는 좀 더 평화적인 사람이 되었을까요? 안타깝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지 이 수업 이후 한 가지는 확실하게 느끼고 마음에 담아 갑니다. ‘나의 선명함이 어쩌면 그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아주 조금이나마 조심하고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조금 쎄 보이는 강사와의 한 학기 수업을 함께 할 학생들과의 첫 만남에서, “낯설어도 괜찮아, 그럴 수 있어요.”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