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를 알게 된 계기는 서울에서 진행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에 관한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었습니다. 집회에 참여하고, 팔레스타인 연대곡 We will not go down을 함께 부르고,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전쟁과 평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스모모에서 진행하는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에 참여하게 되었지요. 이전에 환경교육의 현장에서 일을 했던 경험은 있었지만, 인간중심적인 환경교육의 한계, 일방적인 강의 형식의 교육으로 인해 교육에 대한 실망감과 무력감이 커지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피스모모에서 어떤 방식으로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진행할지 무척 궁금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임파워링’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이동하며 교육을 듣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 과정은 들으면 들을수록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참여자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하며 모두가 진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교육의 방식은 평소 소수자 인권과 권력의 흐름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매우 새로우면서도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새로 깨우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의 기술적인 부분을 주로 습득하고 ‘게으른 권력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그 시간만큼은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몸의 움직임 자체, 찬반대결이 아닌 진정한 토론 방식, 진행자의 일방적인 결정과 통보의 지양, 눈맞춤과 이름 부르기 등 다양한 스킬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무엇보다도 교육에서도 ‘교차성’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체제전환을 위한 다른 운동과의 교차성의 필요를 항상 느끼고 있었지만, 교육 부분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환경교육 현장에서도 교차성보다는 ‘환경’에 초점을 두고 교육을 기획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태적 변혁을 위해서는 교육에서도 그러한 ‘변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피스모모에서 배운 평화의 가치는 생태전환교육에서도 충분히 변혁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고 느끼는 자가 평화를 위한 선택을 더 많이 할 것이다.’라는 전제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