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아까 제주 4.3이 나의 꿈을 가져갔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고완순: 증언할 때마다 한번씩 울면. 울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때 기억이 떠오르면 너무 너무 힘이 들어요. 기자님은 젊으니까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까. 아이고, 저희들은 연필이 없어서 몽당연필로 침 발라가면서 하고. 신도 고무신이 터지면 그거 막 신기루, 그때는 사과 궤짝에다가 도구 넣고 마을마다 다니면서 신 기워주는 신기루들이 있었거든요예. 그 사람들이 와서 기워주면 신고 다니고. 어쩌다 운동화 사면 운동화는 겨드랑에 끼고 맨발로 다니고. 아이고, 그 말을 어떻게 다 표현해요. 저 자서전이나 쓰면 다 표현을 할 건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6만여명의 제주사람들이 이적으로 몰려 군에 의해 희생되었습니다. 한국사회의 분단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념의 차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이웃들이 빨갱이로, 적으로 몰려 살해당한 비극은 이미 존재했던 이 사회의 분단들이었어요.
수많은 이들의 꿈을 빼앗아간 끔찍한 국가폭력, 일흔다섯번째 맞는 4월 3일을 함께 기억하고, 깊이 애도합니다.
평화를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살아남은 이들의 책임입니다.
TBS 제주 4·3 생존자 고완순님 인터뷰 중에서
http://tbs.seoul.kr/news/newsView.do?seq_800=10271685&typ_8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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