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 총선날 전하는 세월호 이야기

*

벚꽃이 흐드러지게 폈다가 지는 때

꼭 그 때 즈음 인것 같습니다. 

2014년 4월 16일,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고 답답한 일이 일어났던 때 말이죠.

 

2020년에는 총선까지 겹쳐서 세월호를

정치적인 상징으로 오용하는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씁쓸합니다.


빅카인즈 뉴스 검색어 서비스에서 추출한 세월호 워드클라우드: 2020년 4월8일 ~4월 15일까지 발행된 기사 중 세월호와 관련된 키워드 (강경화 외교부장관 해외 인터뷰에서 언급된 세월호는 제외)

 

 

평화저널리즘 아카이브는 평화저널리즘적 관점에 걸맞는 기사를 모아놓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하지만, 평화저널리즘적 기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쉽게 말해 '좋은' 기사 보다는 '안 좋은' 기사를 찾기가 더 쉬우니까요.

 

세월호 6주기를 맞아 세월호와 관련된 좋은 기사를 찾고자 했지만,

세월호를 잘못 보도한 기사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어요.

 

사실, 저널리즘의 평화적인 측면이 더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마땅한 순간은

세월호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일거에요.

 

그런데 어땠나요?

지난 4월 13일, 6년 만에 기자협회 회장단들이 세월호 유족들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사과를 드린 것은

세월호 보도에 대한 언론인 내부의 성찰에 따른 것이라 여겨집니다.

 


세월호 유족들께 보도 참사에 대한 사과를 올리는 기자협회 회장단들 (미디어오늘 보도)

 

 

전쟁저널리즘의 특징 중 몇 가지가 기자협회에서 밝힌 세월호 보도의 문제점과 얼른 연결 됩니다.

 

 

  • '그들'을 문제로 봄, '그들'의 비인간화

   

       “언론은 유족들의 절망과 슬픔을 달래주기는커녕 유족들을 울분과 분노에 떨게 했다”며 “왜 중국인들         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느냐며 가족들을 모욕하고, 왜 일본인들처럼 슬픔을 삭이지 못하느냐며

       유족들을 비난했다. 언론은 죽음 앞에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렸다” 

 

  • 폭력의 가시적 효과에만 집중함, '우리'의 사실 은폐/ 거짓을 도움

 

       “‘탑승자 전원 구조’는 어처구니없는 오보였고, 헬기와 함정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혼신의 구조작업을

       했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우리 언론은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의 잘못된 발표만을 받아썼다. 특정

       정파의 유불리에 매몰돼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고, 축소했다”

 

       “언론사 간부들의 잇따른 ‘망언’은 유족들의 아픈 가슴을 후벼팠고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규명에

        힘쓰기는커녕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진실을 덮는 데 앞장선 언론도 있다”  

 

 


전쟁저널리즘 (신문과 방송 4월호 커버스토리)

 

 

그러나, 이러한 기자협회의 사과가 유족들은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습니다.

'그 때'만 관심을 기울이는 언론의 보도 행태가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죠.

 

“세월호 참사 이후 주기만 되면 찾아오는 거 안 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그게 더 힘들다” 출처 : PD저널

 

 

실제로 2014년 사건이 일어났던 해를 제외하고,

2015년 부터 올 해 까지의 세월호 보도 건수를 살펴보면 

전쟁저널리즘적 보도에 해당하는 '반응적'인 보도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만 관심을 기울이고,

평화나 평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의미인데요,

 

 


빅카인즈에서 추출한 검색어 트렌드: 2015년 1월1일 ~2020년 4월 15일까지

 

 

2017년 10월에 있었던 국정감사 당시 세월호 비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2019년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로 세월호가 연상되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 년 4월에만 세월호 보도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벚꽃이 떨어질 때만 기억하고 

매 년 4월에만 보도되는 세월호

 

세월호에 담긴 미심쩍은 사실들을 풀어내려면

꾸준히 대중의 관심을 모아서

보도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평화저널리즘적인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P-J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