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에 어린이 날 군부대 체험행사 철회를 요구합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3일 제 102회 어린이날을 기념하며 민·관·군 협력  군부대 체험행사를 계획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는 5월 2일 제31보병사단에서 개최 예정인 이 행사에는 지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 500여명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는데요. 프로그램에는 군인들의 무술시범, 의장대 공연, 장갑차와 신궁을 포함한 각종 무기 관람, 모의 사격 등이 포함됩니다.

 

광주교육청은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 일부 시민사회의 비판에 따라 행사 일부를 수정하여 모의사격 프로그램을 부대생활 듣기, 군악대 버스킹 공연 및 풍선아트 등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이들에게 군부대 체험을 제공하는 행사는 전면 취소되어야 합니다. 

 

이에 피스모모를 포함한 36개 시민사회는 본 행사 전면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이전선 광주시교육감에게 발송했습니다. 군대는 힘과 위계에 따라 작동하는 곳이며, 그 곳에서 쓰이는 무기는 타인을 죽이고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다”며 “교육의 지향은 ‘모두의 존엄’이어야 합니다. 

 

지구 한 편에서는 매일 같이 폭격과 공습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숨을 거뒀고, 다니던 학교를 잃었습니다.전쟁 연습을 교육의 주제로 삼는 것은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기만하는 일 입니다.

 

이정선 광주시 교육감이 어린이날  군부대 체험 행사 취소로서, 교육감님의 교육 가치를 실현하는 책임있는 행보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보도자료와 시민사회 서한 보기 (클릭)

 

[붙임] 어린이날 군부대 체험행사 전면 철회를 요청하는 시민사회 서한

 

안녕하세요 이정선 교육감님,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3일 제 102회 어린이날을 기념하며 민·관·군 협력  군부대 체험행사를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5월 2일 제31보병사단에서 개최 예정인 이 행사에는 지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 500여명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프로그램에는 군인들의 무술시범, 의장대 공연, 장갑차와 신궁을 포함한 각종 무기 관람, 모의 사격 등이 포함됩니다.

 

이 행사가 “시대착오적 군사훈련”이라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 시민사회의 비판에 따라, 광주 교육청은 행사 일부를 수정하여 모의사격 프로그램을 부대생활 듣기, 군악대 버스킹 공연 및 풍선아트 등으로 변경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군부대 체험행사는 무기와 군대를 우러러보게 하는 문화, 강한 군사력을 자랑스러워하는 문화를 체화시킵니다. 힘의 논리에 따라 강자와 약자가 정해지는 것, 갈등에 힘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대한민국이 당사국인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교육이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해, 평화, 관용, 성 평등 및 우정의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에 따르면, 교육현장은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군부대가 과연 그런 공간입니까? 군대는 힘과 위계에 따라 작동하는 곳이며, 그 곳에서 쓰이는 무기는 타인을 죽이고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교육의 지향은 ‘모두의 존엄’이어야 합니다. 평화와 우정을 경험해야 할 교육의 과정에서 군부대 관람과 무기체험은 어떤 효용이 있습니까? 

 

전쟁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고, 지구 한 편에서는 매일 같이 폭격과 공습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숨을 거뒀고, 다니던 학교를 잃었습니다. 아동의 존중과 행복을 기념하는 어린이 날, 우리는 전쟁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을 애도하고, 이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 무엇인지 무겁게 살펴야 합니다. 전쟁 연습을 교육의 주제로 삼는 것은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기만하는 일입니다.

 

교육감님은 “이번 행사가 어린이들에게 지역 군부대를 민주·평화를 유지하는 수호자로 바라보는 동시에 호연지기를 기르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광주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던 시민들이 계엄군에 폭력앞에 스러졌던 과거를 잊으셨습니까? 잊지 않고서야 어떻게 어린이날에 군부대 체험행사를 기획할 수 있습니까? 

 

이정선 광주교육감님은 모든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현실이 되는, 다양성, 책임, 미래, 공정,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전쟁과 전쟁위협을 생각한다면, 군부대 체험행사는 상생이라는 가치와 함께 설 수 없습니다. 어린이날  군부대 체험 행사 취소로서, 교육감님의 교육 가치를 실현하는 책임있는 행보를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린이날 군부대 체험 행사 철회 요청에 대한 이정선 교육감님의 응답을 5월 1일까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4월 30일

 

광주교육청 어린이날 군부대 체험행사 철회를 요구하는 38개 시민사회단체

 

(사)어린이어깨동무,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3로27사회적협동조합, 5.18기념재단 노동조합, 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 검찰개혁시민모임,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 교육마당, 국제민주연대, 기독여민회, 난민인권센터, 녹색범죄연구소,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비폭력평화물결, 사단법인 방정환연구소, 아카이브평화기억, 역사디자인연구소,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의정부전환사회교육네트워크, 전북민주화운동협의회, 전북평화회의, 전쟁없는세상,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제주풀무질, 천도교청년회, 파주 엑소더스, 평화비추는숲, 평화여성회, 피스모모, 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한국다양성연구소, 한국동화스피치협회, 한국회복적정의협회, 한베평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