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전쟁이여 안녕,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며

 

 

 

60시간을 달려 도착한 기차와 20시간을 걸려 날아온 비행기가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지 8개월 만에, 북한과 미국의 두 정상이 다시 마주 앉게 되는 저녁이 왔는데요. 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전망과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피스모모도 한반도의 종전소식을 기대하며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아래의 숙제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 북미 간 새로운 신뢰 프로세스 구축  

▲ 한반도 종전선언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센토사 합의의 적극적 이행

 

70년이 넘도록 견고히 지속되어온 적대적 관계의 대전환이 제1차 북미정상회담의 의미였다면, 이번 2차 회담은 불안을 넘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북미 모두 지극히 자국의 이익 중심으로 회담을 진행해가겠지만 두 정상이 기억해야 할 것은 두 사람의 만남이 두 국가의 만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한국 모두와 전쟁의 역사로 얽혀 있는 곳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고통, 사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땅입니다. 그 곳에서 얼굴을 마주하게 된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두 사람은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 길고 고통스러운 전쟁의 역사를 끝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식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정말로 전쟁이 끝나면,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한반도의 종전선언은 그동안 과밀해져온 동북아의 군비경쟁에 브레이크를 거는 커다란 사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넘어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이야기하고 세워나가는 동력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동시에 한반도의 종전선언은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도전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전쟁’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온 역사와 ‘분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온 서사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평화’를 세워가는 것, 두 정상이 마주앉는 일만큼이나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시민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누군가는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을 냉전의 종식이라 이름붙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좀 성급한 정의 아니었을까요? 우리가 해체해 가야 하는 냉전은 두 정상이 종전선언에 합의한 이후에도 우리의 일상 속에 촘촘하게 존재할 것이니까요. 

 

비관적인 소식들도 들려오지만, 피스모모는 오늘과 내일이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엄청난 사건이 되기를 여전히 기대합니다. 이제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끝났다”는 반가운 종전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고대합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내는 소소하지만 위대한 또 다른 사건들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반짝이는 눈동자로 지켜보겠습니다. 한국전쟁 종전선언으로 70년의 적대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세계사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하노이 선언, 기대해도 괜찮겠지요? 

 

 

2019년 2월 26일 

피스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