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는 9월 평양공동선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남과 북이 경계를 넘나들며 만들어 내는 균열, 탈분단의 순간들을 기뻐하며, 오랜 적대관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관계로 전환하려는 남과 북의 노력, 그 노력을 지켜보며 마음 모으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2018년 9월 19일, 남과 북의 두 정상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해나가며, 이산가족이 서로 오가며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여는 것과 중단되었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오늘은 남과 북이 긴 시간 겪어 왔던 적대와 혐오, 악마화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선언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날입니다. 피스모모는 남과 북이 해소하려는 근본적인 적대관계가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남과 북이 함께 꾸는 꿈이 군사강국, 통일강국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서로를 향하던 총부리의 방향을 돌려 한반도 바깥의 적을 규정하고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는 남과 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평화를 준비하는 남과 북이 되기를 바랍니다. 독일의 통일이 오래도록 남과 북이 꿈꿔온 선례가 되어 왔듯, 북과 남이 함께 만들어갈 변화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평화세우기의 선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적대관계의 해소는 두 정상의 합의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적대와 혐오, 악마화는 남과 북 사이에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방인, 소수자, 약자에 대한 적대와 혐오는 우리 일상을 가로지르는 촘촘한 분단이 되어왔습니다. 그렇기에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얼굴의 분단 역시 평양공동선언 이행의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피스모모는 오늘의 선언이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분단폭력을 드러내고 이해의 격차와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 조정하고 조율하는 변화의 시작이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 평화 배움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변화에 참여할 때에야 평화로의 전환은 정말 ‘대전환’이 될 수 있기에 피스모모는 이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모든 존재들과 더불어 지속될 수 있는 평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이행이니까요.
2018년 9월 19일
피스모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