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보도된 것은 2020년 1월 9일의 일입니다. 

당시 중앙일보를 비롯한 뭇 언론사들은 중국을 방문한 한 여성이 원인불명의 폐렴 증상을 보였고, 새로운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도했죠. 

 

 


중앙일보,  “中 원인불명 폐렴 증상 여성 호전 “사람 간 전파 배제 못한다”

 

 

 

코로나19라는 명칭이 확정된 것은 2월 12일의 일이었어요.

또, 3월 1일, 대구 지역 집단 감염으로 지역감염이 폭증했다가, 3월 15일부터 국내 확진자 수가 두 자리수로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는 코로나19로 앓고 있지만, 다행히도 국내 확진자 수는 5월 첫주의 하루를 제외하고는 한 자리를 맴돌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5월 첫 주가  끝나기도 전에 이태원 클럽 방문자 간 감염으로 지난 5월7일에는 확진자 수가 다시 8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의 발자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시되는데요. 언론은 정확한 정보를 올바른 방식으로 전하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과도한 두려움이 형성되는 것을 막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보도를 보면, 빠르게 보도하려는 언론의 기존 관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팩트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단 전하자'는 식의 오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코로나19와 관련된 언론 오보

(클릭하면 미디어오늘이 밝힌 오보 기사로 이동합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50대 개인의원 내과 의사가 2일 숨졌다. 국내 첫 의료인 사망 사례이고 국내 172번째 사망자”

 

문화일보, 3월 30일자 사설 ‘그래프 왜곡하고 가짜 뉴스도…코로나 선거 노리나’에서 “계속되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에도 문재인 정부는 자화자찬 차원을 넘어 사실 왜곡·조작 행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  “그린 의원은 미 보건당국이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신뢰하지 않는다

 

JTBC 뉴스룸, 3월 21일 “최근 서울 시내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강동구 명성교회 등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MBC ‘2시 뉴스 외전’, JTBC ‘이 시각 뉴스룸’, TV조선 ‘뉴스특보’, 채널A ‘뉴스 특보’, MBN ‘뉴스특보’, 연합뉴스TV ‘뉴스특보’ 등 6개 뉴스 프로그램, 3월 1~2일, “생후 45일 아기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신생아의 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 4월 30일(현지시간),“은행 계좌와 CCTV 등을 분석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로 발송한다” “확진자의 이름, 나이, 직업이 공개된다”(국민일보 기사)

 

세계일보, “대구 영남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폐렴 증세로 사망한 17세 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기사원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3월 18일에 숨진 17세 소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오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짚고 있습니다. 

 

대부분 최종 음성 확인 후 사후적 조명에 집중됐습니다.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17세 청소년 사망’을 ‘코로나19 양성’과 붙여 속보를 내고, 음성 결과가 나오자 ‘그것도 못 믿겠다’는 낭설을 만들어 낸 보도들은 고인을 조회수 장사에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의료 공백 문제’는 충분히 짚어줄 수 있었으며, 그랬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아닌 중증 환자들이 갈 곳이 없었다는 것이 이번 17세 청소년 사례에서도 문제의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내막을 알기 힘든 언론 소비자의 상식에서 봐도 이번 17세 청소년 사망과 관련된 보도들은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최종 검사가 진행 중이라는 속보가 수도 없이 나온 상황에서 꼭 더 속보를 내면서 음성 환자를 양성인 것처럼 전했어야 할까요? 그 어떤 사안보다 더욱 신중하고 면밀해야 할 재난 상황에서, 우리 언론이 오히려 더 속보 경쟁에 매달리며 왜곡보도와 오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에 실린  '온라인 모니터 보고서'  중

 

 

앞서 글로벌평화저널리즘센터도 사회불안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보도 원칙을 8가지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상황에도 충분히 적용해 볼 만한 원칙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회 불안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행동한다. 대화를 북돋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교두보를 제공하며, 정부 관계자와 시민들 사이의 논쟁적인 사건에 대해 맥락을 제공하는 보도를 한다. 

 

1. 폭력적인 사건을 가감없이 보도하는 대신, 분석과 맥락을 제공한다. 

2. 소외된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3. 공식 선전을 피하거나, 최소한 정치 선전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을 제공한다. 

4. 우리 vs 그들(흑 vs 백, 기독교인 vs 무슬림 등) 의 틀을 피한다. 

5. 경제적, 사회적, 교육적 영향 등 폭력의 보이지 않는 영향도 보도한다. 

6. 선동적이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다. 

7. 모든 측면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시각을 제공하는 반박 내러티브를 보도한다.

 8. 평화 활동가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해결책(급한 불을 끄는 것이 아닌)에 대해 보도한다.

 

 

새로운 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죠. 또한 불안이 가중되지 않도록 문제의 핵심과 맥락을 전해야 한다는 원칙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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