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9일(월)에 첫날을 연 <2019 청소년 집시위크>가
여섯 번째 날, 8월 3일(토) 공유회를 끝으로 긴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폭우와 폭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집시들은
동두천, 안산 순례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전쟁기념관을 걸었는데요.
험한 날씨 때문에 평택 대추리 마을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아쉽게도 가지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어요.
길을 걷는 과정에서 집시들을 기꺼이 반겨주는 많은 분들을 만나며
시민평화법정, 베트남전쟁, 병역거부운동, 제주 4.3, 예멘 여성과 제주 여성의 모임, 여성 병역거부 선언, 스쿨미투, 낙태죄폐지 운동, 이스라엘의 군사주의 등 다양한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의 현장과
그것을 가만히 그대로 두지 않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구체적 움직임들을
적극적으로 보고, 듣고, 공유한 올해의 집시들,
그리고 집시들의 평화 배움의 여정을 함께한 분들은 다음과 같아요.
- 청소년 집시: 야니, 나무, 다옴, 별하, 하치, 민경, 준호, 시선, 하품, 길, 조율, 노랑, 식빵, 냠냠, 포키, 비밀이, 세인 (총 17명)
- 워크숍 진행자 & 길잡이: 빙봉, 요야(세라), 영철, 딸기, 하늬, 울라숑, 뜸 (총 7명)
- 운영 도움 & 기록: 하나, 세영, 로미, 미카 (총 4명)
- 필드워크 안내: 강미(평택평화센터, 평택대추리마을 안내), 김대용 & 최희신(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동두천의 역사 안내), 재강 어머니 & 혜선 어머니(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세월호순례길 안내), 여옥(시민평화법정 소개), 응언(베트남전쟁 피해자의 증언 소개), 재욱(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총 8명)
- 사람책 – 피스빌딩: 날맹(병역거부운동), 새라, 가윤(4.3다크투어), 에밀리(예멘 여성과 제주 여성의 모임, 여성 병역거부 선언), 양지혜(스쿨미투운동/청소년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나영(낙태죄 폐지 운동) (총 6명)
- 공유회 참석: 강동희, 김연혜, 주원, 까밀로, 댄, 박선영, 박지우, 오세령, 이민호, 이혜주, 지윤경, 구름, 로미, 부유, 야, 어떤바람, 우주, 팽팽, 요다, 올망, 강물, 김장우, 선은경, 지율랑 등 (25명 이상)
- 지원과 협력: 은평구평생학습관, 서울시청년허브
여정을 끝까지 무사히 마친 집시들과, 서로 배움의 여정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여정의 끝에 집시들이 모은,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하고픈 질문을 공유합니다.
1. [여성] 여성의 존재는 왜 지워질까?
2. [여성] 여성성을 혐오하는 이유는 뭘까? / 여성인권은 왜 존중 받지 못할까?
3. [다양성] 다른 것을 왜 틀렸다고 할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4. [다양성] 집단 속에 있을 때 개인의 의견은 왜 말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까?
5. [다양성] 가만히 있어야 할 것 같은 문화를 느낀적이 있다면? 어떻게 그 문화를 바꿔낼 수 있을까?
6. [다양성] 왜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는 걸까?
1. [권력] 왜 권력이 높은 사람들 위주로 세상이 돌아갈까?
2. [권력] 과연 권력이란 무엇일까?
3. [폭력이란] 우리 안의 보이지 않는 폭력은 뭐가 있을까? (=보이지 않는 폭력?)
4. [폭력이란] 왜 폭력은 계속 일어날까? 전쟁은 왜 일어날까? / 전쟁은 왜 시작했을까? / 언제 시작 했을까?
5. [폭력이란] “폭력이 필요한 상황”, “폭력이 더 나은 상황”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뭘까?
6. [폭력이란]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억압에는 민감하지만, 다른 존재에게 내가 가할 수도 있는 폭력과 억압에는 왜 둔감한걸까? 왜 이렇게 모순적일까?
1. [세월호] 가만히 있어야 할 것 같은 문화를 느낀적이 있다면? 어떻게 그 문화를 바꿔낼 수 있을까?
2. [세월호]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을까? / 청소년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은 무엇이 있을까?
3. [세월호]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4. [평화세우기] 우리가 평화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뭘까?
5. [평화세우기] 수많은 폭력과 함께 살아가는 나는,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6. [평화세우기] 평화세우기를 위한 박물관, 기록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어떤 요소를 필요로 할 까?
1. [국가/전쟁] “국가/나라”라고 하는 개념은 왜 생긴걸까?
2. [국가/전쟁] 국군의 날은 왜 군대창설일이 아닌, 한국전쟁 당시 처음으로 북진한 날로 지정되었을 까?
3. [국가/전쟁] 전쟁을 기념하는 이유는? (전쟁을 아픔보다 왜 기념해야하는가?)
4. [국가/전쟁] 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으면서, 일본에게 사과 를 요구할까? 베트남전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움직임은 언제 생길 수 있을까?
5. [국가/전쟁] 일본정부가 개별의 일본 국민을 모두 대표하는 것은 아닌데, 왜 하나로 생각되어야 하 는가?
6. [국가/전쟁] 반일/불매운동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면? 우리가 왜 이런 싸움을 해야 하는가?
위의 질문들을 바탕으로 집시들은
공유회에 오신 분들을 세 테이블에 나누어 초대하였고,
월드카페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테이블별로 여러 질문 중 먼저 나누고 싶은 질문을 표시하여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집시들의 질문은 또 다른 무수한 질문들로 연결되며,
모두의 풍성한 대화가 되었습니다.
- 전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중 무엇을 기억하고 교육해야 하는가.
- 왜 우리는 개별 존재로 만나기 전에 집단(국가 등)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인식하는가.
- NO JAPAN의 움직임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 움직임이 일본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이고, 그로 인한 결과는 무엇인가. 저항의 메시지는 어떻게 전달되고 있고, 갈등의 격화 속에서 이득을 얻는 것은 누구인가.
- 사람을 왜 사람으로 대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우리는 왜 하게 되었을까, 하지만 이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는 바꿔가고 싶기 때문이지 않을까.
- 다른 존재가 나와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다른 존재도 나도 다양한 정체성으로 구성되었음을 인정할 때, 서로를 존중할 수 있지 않을까.
- 다름을 낯설고 이상하게 받아들여질 때 이것이 혐오로 연결되는 것 아닐까.
- 다양함을 알아차리는 것에서 혐오의 문제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을 막는 구조, 교육의 문제에서 실마리를 찾아가면 어떨까.
- 내가 경험한 것만 알게 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접하기 힘들게 하는 구조는 무엇일까.
- 여성의 존재는 왜 지워질까.
- 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하는데, 그럼 여성은 국민이 아닌가.
- 이런 이분법 구분에서 차별은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닐까.
- 시스젠더, 이성애자의 특권을 가진 사람이 연대를 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 당사자성의 의미도 존중하며, 피해자/가해자의 구도 없이 누구나 연결되는 문제로서 사회구조를 바라보며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어떨까.
- 많은 폭력의 경험들 속에서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평화를 세우기 위해 어떤 실천이 가능할까.
- 학교에서부터 시작되는 폭력의 경험들(두발 규제, 그저 가만있으라고 말하는 구조 등)에서 그 불편함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 주입식 교육은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기만 하라는 것 아닌가.
- 전쟁은 기념되어야 하는가, 기억되어야 하는가. 어떻게 기억되어야 하는가.
- 일상의 군사주의적 표현들을 바꿔갈 때, 폭력을 인지하고,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도 바뀌지 않을까.
- 전쟁을 기억한다는 것은 되풀이되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지점이 되지 않을까.
- 일상의 언어를 바꾸는 것, 공유회에서처럼 사람들을 만난 곳에서 대화하고, 언어를 만드는 것도 평화의 시작이지 않을까.
집시들의 질문에서 시작하여
테이블에서 서로에게 수북하게 던진 소중한 질문들을
모두에게 나눕니다.
혼자만의 고민, 한자리에 고인 질문으로 멈추지 않고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고,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며,
각자가 서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는 질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청소년 집시들이 마련한 공유회가
대화의 시작, 평화를 만들어가는 배움의 시작으로 연결되기를 바라며,
긴 여정을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