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은 ‘강원도 청사 신축 이전’입니다.
지난 1월 최문순 지사가 옛 미군기지 터(캠프페이지)로 강원도 청사 신축이전 계획을 발표했지만,
반대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캠프페이지 활용은 무엇일까요.
김가연 리서치랩 실장이 4회에 걸쳐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강원청사 신축이전 이광재 ‘찬성’ vs. 김진태 ‘반대’, 시민 의견은?
춘천 캠프페이지는 2007년에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후 오염 정화를 거쳐 2013년 시민에게 개방됐습니다.
이후 2020년 5월 폐아스콘층과 폐유가 담긴 드럼통 30여 개가 발견됐습니다. 2021년에는 토양 오염 기준치를 20배 웃도는 오염물질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캠프페이지 토양 오염 정화 작업이 착수되기도 전에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춘천시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갑)은 지난 2021년 10월, 캠프페이지 내에 강원도 도청사를 신축 이전 건립하자고 춘천시에 공식 건의했습니다. 이는 캠프페이지 부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려 계획한 춘천시와 춘천시민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제안이었습니다.
춘천시민들은 캠프페이지를 둘러싼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된 것입니다. 미군기지 반환 과정은 물론, 토양 오염 조사·정화 과정 역시 시민들에게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지난해 민간검증단을 통한 토양 오염 조사는 춘천시민들의 노력으로 이룬 예외적인 성과입니다.그렇다면, 미군기지 반환에 따른 캠프페이지 오염 정화·정화 비용 문제, 도청사 이전까지 여러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모두를 위한 결정은 어떤 모습이어야 했을까요.
피스모모와 더슬래시는 지난 3월 28일~4월 24일 춘천시민·이외 지역 시민 총 157명을 대상으로 ‘강원도청 신축 이전’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응답자 중 춘천시민은 112명이었는데, 이 중 69명이 강원도청 신축 이전에 불만을 표했습니다. 이들은 논의 과정에 불만을 표했는데, 대부분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중 129명은 옛 미군기지 터(아래 캠프페이지) 활용 용도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 응답자들은 도청 신축 이전 결정은 춘천시의 일방적인 결정이며, 그 결정사항에 대해서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캠프페이지는 2013년 시민에게 개방되기까지 60년이라는 시간 동안 폐쇄돼 있었습니다. 시민에게 개방되었다는 상징적인 순간도 잠시, 심각한 오염으로 인해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도록 다시 방치돼 있습니다.미군이 빠져나간 땅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으려나 기대했지만 돌아온 건 죽은 땅이었습니다. 춘천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옛 미군기지 터(아래 캠프페이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 24일 오동철 춘천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 정윤경 전 춘천여성민우회 대표, 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에게 캠프페이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6월 1일 지방선거는 과연, 춘천 시민들의 땅을 춘천 시민들의 것으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피스모모는 지난 17일 강원도지사·춘천시장 후보들에게 캠프페이지 부지 활용과 관련한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해당 질의서에는 강원도청사의 캠프페이지 이전을 포함하여 현재 해당 부지의 오염과 정화, 이후의 활용과 관련한 질문들이 담겼습니다.후보들의 답을 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22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날 답 한 후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강원도청 신축 이전 문제가 강원도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을 생각하면 다소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공약을 한 번이라도 알리고 설득해야 하는 후보의 태도라 보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26일까지 각 캠프에 연락을 취하고 나서야 겨우 몇몇 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