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세번째 4월 3일, 그 날의 제주를 기억합니다.

 

 

오늘은 제주4.3 73주기 입니다.

 

올해 21년만에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위자료 지급, 군사재판 4.3 수형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 재심 등을 통해 국가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고, 억울한 죽음과 유가족들을 부족하나마 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만 70여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제주4.3의 명확한 이름은 없습니다. 어떠한 사건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 할 것인가와 연결되어 있겠지요. 몇년 전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본 어느 고등학생의 방명록 글귀가 떠 올랐습니다. 그는 ‘제주4.3 전시관을 돌아보며 세월호 참사 때 희생당한 친구들이 생각났다’고 남겼습니다. 제주4.3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떠 올린 학생의 기억과 감각은 무엇이었을까요? 국가의 책임과 의무에 관한 것일까요 혹은 제대로 밝혀지고 불리지 못한 죽음에 관한 것일까요?

 

아직 한국 사회에는 제주4.3과 같이 이름 붙여지지 못해 제대로 호명할 수 없고 규명되지 못한 사건들이 많습니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둔 지금,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다시 거리로 나와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과오에 대해 책임을 묻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더딘 과정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늘은 제주 4.3이 일어난지 73년이 되는 해입니다. 분단의 역사만큼이나 지난하고 다양한 이해가 켜켜이 얽혀 있어 제대로 이름조차 붙여지지 못한 날, 당신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 피스모모 회원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