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프로그램은 피스모모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연세대 재학생 세 명이 캠퍼스 청소경비노동자들을 고소했다는 소식 들으셨지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는 지난 3월부터 현재 시급 9390원에서 440원을 인상할 것과, 정년퇴직 인원만큼 인력을 충원할 것, 노동자들을 위한 샤워실을 설치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학부 재학생 세 명은 노동자들을 상대로 6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소송의 이유는 자신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6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액에는 혹시 자신들에게 남을지 모르는 트라우마에 대한 비용도 포함시켰다고 하고요. 이 세명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습권이 노동자들의 노동권에 앞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판단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요?
일각에서는 이 일에 대해 한국사회에 팽만한 ‘능력주의’에서 비롯된 공감능력 부족이 가시화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꽤 오래도록,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권력을 쥐었습니다. 그 능력의 잣대로 무엇을 기준삼았는가 생각하면 주로 ‘학력’이었죠. 그래서 ‘학력’이 ‘재력’의 전제조건처럼 보이는 이 사회에서 모두는 더 좋은 대학을 위해 경쟁적으로 달려왔던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들의 학습권이 필수노동자들의 노동권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즉, 소위 ‘능력’중심의 전반적인 사회 구조가 다양한 삶의 노력들을 둘러볼 여력을 빼앗고, 주변 시민들의 노고를 상대적으로 폄하하게 만들었으며, 결국은 노동혐오로 표현되기까지 이르렀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지점입니다.‘시험능력주의’의 저자 김동춘은 이를 ‘노동배제’라고 표현합니다.
‘시험능력주의’란 시험이 능력을 가리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라고 여기고, 여기서 잘 살아남은 ‘시험형 인간’이 권력뿐만 아니라 경제력까지 거머쥐는 이데올로기적 구조를 말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노동 배제’가 지탱하고 있다고 짚어냅니다. ‘자녀에게 학력자본을 줌으로써 지위를 세습하는 나라, 사회와 경제의 바탕을 지켜주는 ‘필수 노동자’와 청년 노동자들이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현 세대는 기후위기와 안보위기 등 복합적인 위기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경계를 넘어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볼 여유와 시선을 배우지 못하고 자라나는 우리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가 전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손을 다정하게 맞잡을 수 있을까요? 김동춘은 모두가 ‘시험능력주의’라는 거대한 돌덩어리 아래 눌려 있는 희생자라고 말합니다.
서로의 어깨를 깊게 누르고 있는 돌덩어리를 함께 들어올릴 ‘동료됨’을 배우기 위해,
지금, ‘시험능력주의’를 교육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문제로 바라보고 고민하고자 합니다.
그 배움의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정
8월 9일(화) 오후 3시~4시
장소
피스모모 유튜브 채널
문의
02-6351-0904
참여신청해주신 분들 중 10분을 추첨하여
김동춘 교수님의 신간 ‘시험능력주의’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도서는 ‘창비’에서 후원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