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처음으로 피스모모를 알게 되었고, 이후 메일과 페이스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접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쌓여 있던 메일을 정리하다가 피스모모로부터 온 메일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직 소통 역량 강화를 위한 촉진의 기술 –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제목은, 마치 오래 기다리던 물건이 세일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처럼 제 눈에 들어왔고, 곧장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메일을 읽어 내려가며 단체나 모임에서 보다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실용적인 기술과 방법을 배운다는 안내를 확인하고,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다’라는 반가움과 동시에, ‘평일 저녁 업무를 마친 후 서울까지 가야 한다’는 현실적인 시간과 체력에 대한 걱정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다음 날 바로 신청했습니다.
첫날의 기억은 ‘설렘과 긴장, 그리고 환대’였습니다. 워크숍이 열린 토요일 오후, 피스모모가 있는 언덕길을 오르며 함께하게 될 사람들에 대한 긴장과 두근거림이 있었지만, 참여자들과 공간이 반갑게 맞아주는 느낌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짧은 인사가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려는 따뜻한 인사로 시작된 워크숍은 ‘환대’의 중요성을 몸소 경험하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회차 동안 가장 자주 떠올랐던 말은 ‘벌써?’였습니다.좋은 퍼실리테이터가 있을 때, 한 모임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체감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나는 경험을 통해 ‘임파워링’이란 무엇인지, 또 그것을 실천하는 퍼실리테이션이 어떤 모습인지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역동을 관찰하고, 좋은 질문을 던지며 일방적 전달이 아닌 상호 소통하는 방식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과정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상할 만큼 짧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퍼실리테이터가 되기 위한 다양한 상황과 방법을 연습하면서, 내게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더 연습이 필요한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중간중간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워크샵 중 들었던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운전을 처음 배울 때는 신경 쓸 것이 너무 많아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 촉진자로서의 역할도 약간은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모두가 모두로 부터 배운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해 준 피스모모와, 모두가 되어준 기수 동료분들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