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By 예은 / 2017 평화교육 진행자되기 심화과정

 

햇살 좋은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복닥복닥한 서촌의 한 공간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났다. 서로의 이야기를 말하며 들을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사람들이었다.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모은, 공동육아의 이야기를 담은 누룽지와 코알, 따뜻한 통일교육을 전하는 영철, 함께 살기를 고민하는 지니, 무려 중학생을 만나는 EJ, 부러운 배움을 잔뜩 경험한 피스모모, 언제나 따뜻한 고민이 넘치는 갱갱, 평화교육을 일상 가득 실천하는 이심이, 모두의 생각을 멋지게 정리하고 공감해주는 울라숑, 보석을 발견하고 힘주는 대훈, 포근하게 챙겨주는 주원, 공간을 밝히는 아영… 여러 색깔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지금, 여기만의 특별함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모모는 되어보는 경험, 힘주는 경험을 만나는 곳이었다. 재미있게 움직이고,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춤추다 보니 다른 존재가 되어보는 경험이 내 안에 들어와 있었고, 그런 입문과정과 마찬가지로 심화과정에서도 되어보는 기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되어보는 경험을 하면, 우리는 다른 존재들에게 힘을 주고,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심화과정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그런 경험을 어떻게 내 주변에도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다. 심화과정에서 만난 우리는 각자 다른 곳에서 일상을 지내고 있어서, 각자 어떤 식으로 평화교육을 적용할 수 있을지도 다른 모양으로 나타났다. 영어라는 언어를 가르쳐오던 나는, 특히 소재 선택에 있어서, 개인적 도덕성을 강조하는 소재보다 구조적인 폭력을 읽어낼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 상황극, 그림으로 이야기 만들어보기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에서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구조적 폭력을 눈으로 확인한다는 건, 한편으로는 더 이상 세상이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 그래서 일상이 상처받는 일 투성이가 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평화를 이야기하려면 꼭 서로 힘을 주고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우리 존재가 살아있을 수 있도록, 힘을 내어 좀 더 아름다운 것을 상상할 수 있도록. 심화과정은 내게 그렇게 힘을 주고받았던, 자리를 내어주고 내 자리에 머무를 수 있었던 고맙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 참여자 김예은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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