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UN을 중심으로 ‘지속적 평화(Sustaining peace)17)’라는 평화의 새로운 개념을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화구축의 과정을 재정비해 나가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지속적 평화는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평화의 개념으로 넓은 범위에서 분쟁의 상승과 무력분쟁의 발발을 예방하고 분쟁의 지속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표이자 과정으로 적대와 혐오를 중단하고 화해와 회복, 재건과 발전을 지향하는 다양한 행위자들의 포괄적인 협업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지구라는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생명체들은 우주에 살 공간을 확보하지 않는 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운명 공동체이다. 그렇기에 SDGs는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이며 연계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각 분야별 목표를 세분화하고 측정가능한 지표와 도구를 설정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지구공동체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서로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지구의 지속가능성과 이 지구에 공존하는 생명들, 그 생명이 구성하고 있는 관계의 망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군비경쟁을 중단하자는 제안은 정당함 그 이상을 가진다. 군비경쟁은 국가주의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며 신냉전 시대라 이름 붙여진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은 결과적으로 각국이 동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실현을 방해하는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화는 범분야 의제로서 SDGs를 이행하고자 하는 다양한 행위자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군비축소가 SDGs의 개별 의제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며 지속적 평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움직임을 확장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평화구축의 움직임들이 국제사회의 평화구축의 움직임과 연계되고 현장과 구조를 더불어 조망하며 이론과 현장, 구조와 현실 사이의 격차를 줄여 나가려는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 피스모모 이슈브리프 Vol.6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