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당신의 4월

 

 

자신의 카페 옆을 지나 청와대를 향해 걷는 유가족의 뒷모습을 본 철우.

현장을 수습하게 된 진도 어부 옥영.

수업 중 학부모의 문자를 받고서 알게 된 교사 수진.

교실에서 소식을 접한 당시 고3 유경.

택시 안에서 알게 된 인권 활동가 주연.

 

이 다섯 사람은 7년 전 오늘에 대해 말하고 그 이후의 일상과 이후의 선택들이 만든 하루를 살아갑니다. 오늘의 커피를 볶고, 오늘의 미역을 건져올리고, 오늘의 지하철을 타고, 오늘의 수업을 하고, 오늘의 식사를 준비하면서요. 

 

지난 1일 개봉한 주현숙 감독의 영화 <당신의 4월> 도입부의 짧은 소개입니다. 감독은 ‘왜 아직도 사람들이 노란 리본을 매고 다닐까?’ 라는 질문에서 이 영화를 시작했다고 해요. 화면 속 에서 여전히 노란 리본을 어딘가에 달고서 각자의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질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수많은 목격자를 남긴 7년 전 나의 오늘, 그리고 7년 전 오늘은 나의 일상에 어떤 흔적으로 남아있는지를요. 

 

벗님들의 7년 전 오늘은 어떠셨나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책임자들의 비윤리에 서늘하고 참담한 무기력이 절로 고개를 들지만 오늘은, 무수하게 다채로웠을 그 오늘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이후 7년이 흐르는 동안 그 기억들은 어떤 모양으로 변해왔는지, 오늘은 어떤 표정으로 몸에 자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요. 

 

카페 박람회에 출전하여 부스 한켠에 노란 리본이 그려진 큰 포스터를 붙여 두는 철우와, 자꾸 까먹는 것 같다며 집안 곳곳에 노란 리본들을 달아놓고 붙여놓는 수진과, 기록정보학을 공부하며 자신만의 기여를 할 것이라 전하는 은경의 단단한 목소리를 들으며 이 다섯 사람 이후에 이어질 개별의 조각들이 한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자리를 상상해 봅니다. 그 말하기와 듣기의 순간은 어떤 진동과 파동을 낳을지 떠올려 봅니다. 

 

벗님들이 자리한 일상의 곁에서 7년 전 오늘의 기억 조각들이 고개를 드는 순간의 오롯함을 가질 수 있는 오늘을 제안드립니다. 말하고 듣는 동안의 생생한 진동을 생생히 느끼시길 바라면서요. 작품으로 남은 울림의 일부도 이 곳에 옮겨 소개합니다. 혹 나누고 싶은 조각들이 있으시다면 리플로 언제든지 환영해요. 🙂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이순일은 생각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랐다.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잘 모르면서 내가 그 꿈을 꾸었다. 잘 모르면서. – 「연년세세」 (황정은, 2020, 창비)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오래도록 울고 나니 그들이 없는 삶과 그들이 여자에게 남겨놓고 간 세상이 남았다. 그 모든 것들이 여자에게는 소중했다. 여자는 여자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그들에게 보다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고, 전보다 나아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다. – 「미카엘라」 (최은영, 2016, 문학동네) 

 

끝없이 길었던 짙고 어두운 밤 사이로 / 조용히 사라진 네 소원을 알아 /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 / 보이지 않도록 멀어도 /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 이름에게 (아이유, 2017, Pal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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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7주기를 기억하며, 그동안 피스모모가 구성했던 활동안과 액션키트를 공유해요. 

7년 전 오늘을 기억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과 살펴봐 주세요. 

 

[활동안] 

 

 

[액션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