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평화로의 대전환을 위한 첫 걸음! 우리 앞의 거대한 도전!

 

평화로의 대전환을 위한 첫 걸음!

우리 앞의 거대한 도전!

– 글로컬 평화교육으로 평화세우기(peacebuilding) 시작해야 –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한다. 미국과 북한이 협상했다. 21세기 최대의 적대관계를 종식하기 위한 의미 있는 걸음이 시작됐다. 70년간 기다려온 대전환의 시작이다. 싱가포르 공동선언은 한반도의 전쟁과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군사적 대립의 긴장을 해체함으로써, 정치와 사회 전 방면에서 전례 없는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사의 전환도 예감된다.

 

‘세기의 만남’이다.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던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와 체제보장(CVIG)’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은 아쉬우나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수립을 위한 합의에 성공했다. 상호 입장의 수용과 조율, 지속적 협상, 직접 만남과 대화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은 싱가포르 합의는 제3국의 조정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결과다. 문재인 정부가 큰 역할을 해냈다. 평화외교의 결실이자, 촛불혁명에서 시작한 한반도발 평화의 종소리가 전 세계로 퍼진 순간이다.

 

예상치 못한 대전환은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이 전환에 대한 깊은 질문을 요구한다. 과연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판문점 선언에서 싱가포르 합의로 이어진 2018년도의 대격변을 국정과 사회의 혁신, 적대와 혐오의 문화를 넘어서는 삶의 대혁신으로 이끌 준비가 되어있는가? 적이 없어진 세계, 군사적 대립이 불필요한 시대, 증오를 폐기할 시간, 협력의 공동체, 이 변화, 대전환에 대해 우리는 정말로 준비되어 있는가? 냉철하게 묻고 점검해야 한다.

 

피스모모는 이제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본격적으로 평화로의 대전환을 준비하자고 촉구한다. 국가와 사회 모든 방면에서 전환기에 맞는 변화를 이루면서 핵심적으로 평화역량을 구축하고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선언을 디딤돌 삼아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및 세계에서 평화로의 대전환을 맞이하는 발판을 계속 만들어나가야 할 때이다.

 

70년 분단은 너무 길었다. 정상 간의 회담 한두 번으로 해결되기에는 그 상처가 매우 깊고 그간 입은 상호간의 손해가 매우 크다. 한반도에 드리웠던 분단의 폭력은 빙산과도 같다.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깊은 폭력의 요소들이 촘촘하게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내려 있다.

 

진정한 평화세우기는 이러한 분단의 폭력과 트라우마를 보다 섬세히 알아차리고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시민 평화 역량이 갖추어져 있을 때 온전히 가능하다. 평화 역량은 새로운 한반도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이상적인 열망에 가두지 않고 국가와 정부의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힘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아낌없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피스모모는 그동안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글로컬 평화교육’ 추진을 주장해왔다. 글로컬 평화교육이란 일상 속에서 나의 삶을 다른 이의 삶과 연결시키고, 나아가 지역(local)과 국제사회(global) 문제와 연계하고 인식하는 시민성을 촉진하는 교육을 말한다. 대전환기에 요구되는 평화감수성과 평화 역량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다. 도래하는 한반도 대전환을 준비하는 글로컬 평화교육의 핵심은 분단 상태를 벗어나는 과정으로서의 탈분단을 실현하는 교육이다. 분단 탈출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교육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는 그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평화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어쩌면 협상 테이블에 동등하게 마주 앉기 위해 끈질기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상대를 인정하려고 노력한 결과로 이루어낸 북미정상회담이 글로컬 평화교육의 역사적 시범사례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트럼프와 김정은, 두 정상이 함께 쏘아올린 평화의 공이 궁극적으로 어디에 도달할 것인가. 우리 모두가 한반도 평화의 피스빌더(평화세움이 peacebuilder)가 되어 끝까지 질문하고 함께 답해나가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