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살롱 드 모모: '탈분단 평화교육' 북 토크 후기
일정을 마치고 헐레벌떡 혁신파크로 뛰어왔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SALON DE MOMO(살롱 드 모모) 행사 포스터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곱게 반으로 잘린 우엉을 한가득 머금고 있는 김밥! 반가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나의 손은 어느새 김밥을 쥐고 있었다. 순간 내가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스스로 무척이나 배가 고팠나 보다. 라고 위안을 삼으며 자리에 앉았다. 허기를 달래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은은한 조명과 스스로 만드는 명찰, 화분, 필기도구 등이 있었다. 피스모모에서 진행하는 모든 행사는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있다. 그 디테일함이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중 최고의 압권은 주원이 준비한 엿? 먹어보고 싶었으나 크기가 너무 크기에 패스! (근데 왜 엿이 있었던 걸까? 다른 의미가 있었을까? 아님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았나? 온갖 생각을 잠시 했었다)
‘탈분단 평화교육’ 북토크의 시작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의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뵌 분들이지만 열린 마음으로 즐거운 자기 소개 시간을 가지고 본격적인 북토크를 시작하는데 아영, 대훈 두 저자의 부끄부끄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특히 아영의 부끄러움은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역시나 이야기가 시작되자 부끄러움은 금세 사라지고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분단을 흔들고 탈탈 털어서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 보자는 대훈의 말이 매우 재미있었고 인상적이었다. 책의 관전 포인트를 목차 소개를 통해 짚어준 아영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모든게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두 저자가 함께한 사람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부분을 낭독하고, 진행자 하늬의 질문들로 북토크 1부가 마무리 되었다. 잠깐의 휴식 후 2부에서는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질문을 나누기 시작했다. 나는 문득 탈분단을 한반도 남쪽 사람들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라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분단은 한반도와 한반도 밖에서도 그 고통을 이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내에서도 ‘우리’라는 영역에서 배제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까? 내가 주로 만나는 동포들은 항상 분단과 통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본 적은 없었던거 같아 반성이 되기도 했다. 동포 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 중인 조선족, 고려인, 난민, 이주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궁금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나눠주셨는데 나라사랑 교육에 대한 문제와 가족 간에 서로 다른 정치인식, 역사에 대한 인식과 상상, 탈분단과 통일의 차이, 평화교육이 잘 안되는 이유, 분단의 원인과 개선방법 등등 특히 가족 간의 다른 정치인식은 나에게도 큰 숙제이기도 하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고 2시간이 순삭되었다.
피스모모에서의 이야기는 항상 즐겁고 나를 자극시킨다. 불편한 이야기이지만 그것이 두근거리고 즐겁다. 불편함이 성찰의 계기가 되닌까 참 고맙다. 오랫동안 피스모모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며 부산에서 평화교육을 열심히 하고 있는 ‘포피스’를 위해 다시 한번 피스모모의 교육을 추진해보아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진행자 하늬가 부산이 고향이어서 자주 간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
아래는 살롱드모모와 함께하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이야기와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했다.
- 분단의 토대는 약할 수 있다. 흔들고, 털어서 불안정 상태로 만들어보자!
- 분단의 실체는 고정된 것이 아닌, 구성되어 온 것이다!
- 동포사회의 분단, 상황, 인식, 갈등은 어떻게 이야기 나눠 볼 수 있을까?
- 사할린 한인 중 여성들의 이주사를 기록하고 싶은데, 기록해야 할텐데…
- 역사는 현재와 과거를 해석하는 스토리, 다양한 역사가 존재한다. 이야기의 다양성이 있지만 전쟁이 끼여들면 일방향으로 흐른다.
- 복수의 역사가 구성된다면? 어린어, 청소년, 여성의 경험이 역사로…
- ‘안돼’가 아닌 상는상할 수 있..다양한 경험이 필요. 선언과 선포보다는 질문하기 방식으로
- 분단을 이용하려는 자들에 의해 자기 결정권을 박탈 당한체 이어져 온 시간들
- 탈분단을 주제로 동포를 만나보자
- 불편함이 불안정을 만들고, 고민하게 만든다
- 위안부와 관련해 반성하는 일본군인이 꽤 있다. 우리의 베트남은?
구태희
2019년 3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