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Vol.7 우리에게는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지난 추석연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던 칼럼이 있다. 제목은 ‘추석이란 무엇인가.’ 명절을 맞아 모이게 된 친척들 사이에서 직면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매우 철학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안했던 이 칼럼은 피스모모가 지향하는 ‘낯설게 하기’의 철학을 매우 충실히 담고 있어 특별히 더 반가웠다. ‘아이를 왜 낳지 않느냐’고 말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미친 것 아닌가’ 말하거든 ‘제 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 사적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는 불편한 질문들에 대해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질문으로 응대하라는 제안은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지기 힘든 사회에서 뜻밖의 성찰과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정녕 놀라운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얼마나 자주 마주하고 있는가?

 

돌멩이 하나는 발로 툭 차버리면 그만이고 꽃 한 송이는 툭 꺾으면 그만이다.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 건드리지 말라는 이 당당한 요구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 돌을 건드리지 않아야 할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이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에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언어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또, 친구는 군함을 타고 오지 않는다는 단호한 명제의 근거는 무엇인가? 군함을 타고 우리에게 오는 사람은 친구가 맞는가? 군함을 타고 오는 이가 친구라고 하면 그 친구와 함께 우리가 맞서려는 적은 어째서 우리의 친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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