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연 리서치랩 실장이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한국정부가 국방부문 AI에 쓰고 있는 예산에 대해 발언하였습니다.(2026년 4월 27일)
안녕하세요, 피스모모에서 리서치랩 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가연이라고 합니다. 오늘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한국 정부가 국방 부문 AI에 쓰고 있는 예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발언하셨다시피 2026년 한국 정부의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5% 증액한 65조 8,624억 원입니다. 이 중 방위력개선비는 20조 1,744억 원으로 작년보다 13% 증가해 7년 만의 최대치로 기록되었습니다. 여기에는 AI·첨단기술 투자에 약 2조 5,400억 원, 국방 연구·개발에 4조 9,024억 원이 편성되었고, 주로 전략기술 10대 분야(AI, 센서, 사이버, 무인로봇 등)에 예산을 집중할 예정입니다. ‘AI 스마트 강군’이라는 구호 아래, 국방 AI 전환(AX) 관련 예산 또한 전년 대비 대폭 증액되어 1,000억 원에 가까운 약 997억 1,700만 원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는 AI 응용제품 상용화(350억), 민군기술협력, 드론 전사 양성 등이 포함됩니다.
문제는 보이는 국방부 예산 이외에 민군 이중용도로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예산 편성에 있습니다. 정부는 2026년 41개 부처 741개 사업에 총 9조 9,000억 원의 AI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컴퓨팅 자원 강화(2.1조 원), GPU 인프라 확충, 자율주행·드론·안면인식 등 딥테크 사업은 표면상 민간 예산입니다. 그러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방인공지능기본법안」 제17조는 ‘국방부장관 등은 무기체계에 적용 가능한 민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도입하여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민간 기술은 언제든지 군사 기술로 전환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드론, 안면인식,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이 평화적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가 가자의 AI 표적 선정 시스템에 전용된 사실이 있습니다. AI 예산 중 얼마만큼이 군사 목적으로 쓰일지 알 수 없다는 말입니다.
지난 1월에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은 국방·안보 목적 AI를 규제 면제 대상에 올렸습니다. 국회는 이를 보완하겠다며 「국방인공지능기본법안」을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의 제18조③는 오히려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관련 규제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제네바협약 제1 추가의정서 당사국으로서, 무기체계에 AI를 적용하기 전 국제인도법적 적합성을 검토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새로운 무기나 무기체계, 수단에 대한 국제인도법적 적합성을 검토한 적이 없습니다. 이에 더해 이제는 인권영향평가나 국제인도법(IHL) 적합성 심사 없이 AI 무기 시스템을 개발·배치할 수 있는 법적 공백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안 어디에도 ‘자율살상무기체계(LAWS)’에 대한 명시적 규제나 금지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율무기 사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해도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묻는 조항도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자율살상무기체계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 도출을 위한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산하 자율살상무기체계(LAWS)에 대한 정부전문가그룹(GGE) 회의에서도 합의 도출의 대표적인 방해국으로 꼽히며, 자율살상무기체계 규제 완화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국방인공지능기본법」은 이러한 국제 협상 입장과 궤를 같이하여, 자율무기 개발을 가속화하는 국내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스스로 표명해온 책임 있는 AI 담론, 민주주의·인권 외교 노선과도 심각한 모순을 드러냅니다. 세계 9위 무기 수출국인 한국이 자율살상무기 개발을 제도화할 경우, 이는 국제 규범 형성에도 부정적 선례를 남기게 됩니다.
이에 피스모모는 22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국방인공지능기본법안」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했습니다.
1. 법안 심의 과정에서 법안의 윤리적 공백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주십시오.
2. 인권·평화·국제법 전문가 및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하여 주십시오.
3. 자율살상무기체계에 대한 명시적 금지·제한 조항 및 실질적 인간 통제 기준을 법안에 반영하는 방향을 검토하여 주십시오.
4. 국방 AI에 대한 인권영향평가 및 IHL 적합성 심사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하여 주십시오.
5. 민주적 거버넌스를 위한 독립적 감시 기제와 시민사회 참여 절차를 법안에 명시하여 주십시오.
6. 한국 정부의 CCW GGE LAWS 협상 입장과 이 법안의 방향성 간의 정합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여 주십시오.
더불어 인공지능의 군사적인 활용에 대해 주가 상승과 경제적 이득의 관점에서 보도하고 있는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짚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올해 2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두 달간 12세 이하 어린이 260명을 포함해 3,000명 넘는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 AI가 표적 선정과 작전 의사결정에 활용되었다는 사실은 국제사회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이란 침략 전쟁에 사용된 AI 무기가 ‘정밀하게’ 표적을 타격했으며, 중동 전쟁은 ‘K-방산의 기회’ 라며 경제·산업적 관점에서 기사를 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극찬한 그 정밀한 AI 타게팅 시스템은 10년 전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채로 표적을 설정하여 이란 미나브 주의 여자 초등학교 학생 165명과 교사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언론은 전쟁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효율성과 K-방산의 수익성 중심으로 보도할 것이 아니라, 이 인공지능 무기가 더 심화시킬 이 세계의 고통에 대해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 역시 스스로 표명해온 책임 있는 AI 담론, 민주주의·인권 외교 노선에 적합한 책무을 다하기를 시민의 이름으로 요청드리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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