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과의 소통은 늘 나의 고민이었다. 사람의 성장을 돕고 싶어 학교, 공공, 복지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일했지만, 조직은 언제나 다정하지 않았다. 개인으로는 따뜻한 사람들이 조직원으로 모이면 서로의 힘을 빠지게 했다. 처음엔 ‘어떻게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소통할 수 있지?’라는 배신감을 가졌지만, 곧 깨달았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의 소통 구조’였다. 우리는 소통의 방법을 모른 채 각자의 일로 바빠 입을 닫고, 결국 함께의 힘을 잃어갔다. 그런 분위기에 지쳐 일을 쉬던 중, 피스모모의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 – 조직소통역량 강화를 위한 촉진의 기술’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소통이 잘 되는 조직을 고를 수는 없지만, 내가 먼저 힘을 주는 사람이 되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신청했다.
첫 수업 날, 1시간 거리에서 버스를 두 번 타고 깊은 언덕을 올랐다. 힘들다는 마음이 들 무렵 동화 같은 벽돌집이 나타났다. 문을 열자 따뜻한 조명, 환한 웃음, 정성스러운 간식이 나를 맞았다. 열심히 듣겠노라며 잔뜩 챙긴 나의 필기도구가 무색하게 공간에는 책상 대신 바퀴 달린 의자만이 있었다. 처음 모인 우리가 서로 얼굴을 보는 것이 낯설었지만 강사 대훈의 안내로 우리는 둥글게 앉아 마주했다. 그는 “임파워링 퍼실리테이터는 힘주기 진행자이며, 그 출발은 환대”라고 했다. 우리는 두 명, 네 명, 여덟 명씩 네 번을 모여 인사하고 대화했다. “안녕하세요”나 “저는 누구입니다”가 아닌,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나누는 대화였다. 어느새 처음 만난 우리는 ‘함께’라는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대훈은 개입하지 않고 관찰하며, 우리가 경험한 것을 스스로 언어화하도록 이끌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펜을 놓고 설명보다 분위기와 몸의 경험이 더 깊은 배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이어진 다섯 번의 수업에서 우리는 이론과 실습을 오가며 ‘힘주는 진행’을 배웠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대화촉진의 3원리’였다.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좋아좋아’, ‘많이많이’, ‘서로서로’라는 말로 정리된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리였다. 다른 사람의 말을 환대하고, 많이 물어보고, 서로를 초대하는 태도. 그 안에 내가 놓치고 있던 조직 소통의 핵심이 있었다. 나는 ‘왜 말하지 않지?’만 생각했지, ‘그들이 편히 말할 수 있도록 환대했는가?’를 묻지 않았다.
나에게 작은 목표가 생겼다. 앞으로 어딘가 조직에 속하게 된다면 조직의 일원으로서 ‘힘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더운 여름 날과 가을 날의 사이 흐린 날, 비 오는 날을 오가며 찾았던 그 수업은 내 9월을 ‘아하!’의 계절로 만들었다.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서로를 성장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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