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같아요” 많은 사람들의 웃음과 나의 패닉 사이, 그 짧은 찰나.
‘찰나; 나의 오만가지 생각들’ 을 펼치고자 한다.
나는 트럼프다. 그랬구나, 그랬네, 그거였어. 누구나 트럼프가 될 수 있다는 것, 사람을 존재 그대로 볼 수 없는 자가 권력을 가졌을 때의 끝없는 만행과 폭력. 따르는 자는 보지만 존재로서 사람을 보지 못하는 상태, 듣지만 고통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 상태, 그저 내 명령에 따르지 않은 자에 대한 분노, 폭력의 극대화로 치달을 뿐인 상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한 채 저지르는 상황이 더 잔인하고 파괴적임을 M of M(:인형극 활동의 역할)을 맡으며 몸소 체득한 그날, 난 트럼프였지만 동시에 난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무사유관료’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 다녔다.
내가 그렇구나, 내가 그런 사람이구나, 평화를 추구하는 내가 나인가, M of M(:인형극 활동의 역할)가 된 나의 모습이 나인가 생각의 생각을 물고 놓지 않았다. 어떤 말도 전혀 도움되지 않을 나의 감정이 깊은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숨이 막혔고, 속이 울렁거렸다. 많이 어질어질했다. 그래서 나의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한참을 쏟아내고서야 비로소 큰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배움에 계속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동무는 내 모습을 보고 ’자기 성찰이 넘 지나친 사람 아닌가‘ 생각했다 했다. 그땐 그저 웃어넘겼지만, 이제 말하고 싶다.
4주 동안, 나의 균열은 더 다양한 방식, 모양으로 깨졌다. 나의 삶 속에서 보이는 나의 모습과, 활동 안에서의 나의 모습, 또 내면의 거짓과 위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 균열 사이 사이로 또 다른 자아가 들락날락한 시간이었다. 내가 이러려고 그동안 이곳에 왔구나, 또 하나의 나를 벗겨내는 과정, 더 맵고, 쓰리지만, ’낯섦‘을 통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이 순간을 기다렸구나.
나는 어째서 이곳에 오는가? 동굴. 선물. 쉼이 있는 배움. 안전함. 그리고 적당한 거리감. 오롯이 혼자인 기차. 집에서 피스모모 담장까지 닿는 시간은 꽤 길다. 자동차, 기차, 지하철, 버스 다양한 이동 수단을 이용하며 많은 낯선 이를 만난다. 그래서 좋다. 나에게 가장 어려운 건 서울 버스이다. 익숙해질라치면 다음 배움을 기약해야 한다.
나는 내 일상의 삶이 좋다. 교육지원팀과 함께 무언가 교육적 상상을 맘껏 할 수 있고, 아이들과 매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고 기쁨이다. 그리고 피스모모는 나에겐 안전하고 쉼을 주는 동굴이다. 나의 일상을 풍부하게 하고, 다양한 색을 살짝 건네주는 그런 곳.
피스모모는 나에게 무엇을 주려고 했을까? 나는 26년 봄 ’평화교육진행자 입문활동‘에서 어떻게, 무엇을 배움으로 가져왔는가? 나는 어떤 꿈을 꾸는가? 요한 갈퉁과 함께 대표 평화학자 디터 젱하스의 『Si vis pacem, para pace.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하라.』 이 말을 깊이 사유하고, 깨어있고자 한다.
이제 좀 더 논리적이고, 구체성을 가진 ’과정으로서의 평화‘, ’평화를 준비하는 평화‘ 를 행동으로 보이며 살아가보고자 한다. 그러나, 여전히 나에게 묻는다.
풍경!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하라
이 말 0에서 100 넌 어디 쯤에 서 있니? 어디를 보고 있니?
2026년 5월, 여전히 어렵지만 재미진 수영을 한 후, 담양의 도서관 구석에서 찰나를 들여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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