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으며 피스모모는 ‘배움의 공간에서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것’이라는이름의 액션키트를 만들어 교육부장관에게 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클릭! 전국에서 131개 교육기관 및 단체와 개인의 신청으로 총 7,532명이 참여하였고,7500여장의 노란 엽서들이 교육부장관 앞으로 발송되었습니다. 2주의 액션위크(4/10~4/21)를 마치며 피스모모는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와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하였습니다. 핵심 질문은 4가지였습니다. >> 질의서 전문을 보시려면, 클릭! 1.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엽서에 담긴 내용들을 접하고 난 교육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2. 대한민국 교육의 최종책임을 지고 있는 교육부는 세월 참사 이전과 이후 어떻게 달라지고 있습니까? 이와 관련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시행되며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3. 교사로서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끝까지 배에 남았던 기간제 교사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었던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 인정을 위해 교육부는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또 하고 있습니까? 4.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에게 요청되는 것은 책임 회피와 미봉책이 아닌 세월호 희생자 중심의 관점으로 생명존중을 우선시하는 교육부의 교육철학에 대한 전면적인 성찰과 반성, 인식 전환 및 구조 개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교육부 장관 및 교육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또한 이와 관련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시행되며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지난 5월 17일 교육부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으로‘안전교육’과 관련한 제반 정책 및 교원연수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피스모모는 교육부의 답변이 너무나 아쉽고 우려스럽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교육’의 부족으로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학생을 통제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하고, 배움을 지적교육으로 한정 지으며,사람을 인적 자원이자 자본으로 여기며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것만이 미덕인 것처럼 가르쳐온대한민국 교육이 이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닌지요? 기간제 교사였다는 이유로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인사혁신처와이에 순응했던 교육부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아닌지요? 그동안 대한민국 교육은 이러한 구조를 만들었고 유지되도록 했으며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에는 그러한 구조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침묵하도록 탄압하고 물대포를 쏘는 현실에 침묵했습니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보석 같은 한 사람을 또 잃어버려야 했지요. 교육부는 ‘안전교육’과 관련한 정책과 연수들로 대책이 마련되었다 할 것이 아니라대한민국 교육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지고,생명의 존엄과 존재의 고유함을 중심에 둔 교육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무엇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옳고 그름,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 속에서 적대와 혐오로 가득 찬 사회가 아니라다름이 주는 이질감과 불편함들이 다양성에 대한 감각, 환대의 가능성으로 이어지는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기성세대에 의해 거의 항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유보되고 있는 청소년들이보다 적극적으로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일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청소년 주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며,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진로 탐색에 몰두하는 것만큼이나앞으로의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서, 어떤 위치에서, 다른 다양한 존재들과 어떤 관계로지속가능하게 살아갈 것인지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열려야 하고 지지되어야 합니다.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2만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해서는 안 된다. 1명이 죽은 2만 개의 사건으로 기억해야 한다.” 한 존재의 대체 불가능성과 그 고유함을 생각하며 304명이 목숨을 잃었던 세월호 참사,1명이 목숨을 잃은 304개의 사건을 기억하며 한 사람의 무게, 한 사람의 존엄이교육부의 철학과 정책에 묵직한 방향추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이 임명될 교육부 장관은 생명의 존엄과 그 무게를 가슴으로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금의 사회에서 불안을 이유로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이 아니라,'안전교육'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들이 연결되어 서로가 서로의 용기가 되는,그런 교육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면 정말 좋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잃어버려야 했던 반짝이는 존재들,살아있었다면 지금 이 봄과 여름 사이 부서지는 햇살처럼 싱그러웠을 그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리워합니다.세월호에 끝까지 남아 마지막까지 다른 사람들을 구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분들을 기억하고,아직 돌아오지 못하신 분들을 기다리며,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 3주기 캠페인에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세월호 참사로 인해 우리가 함께 통과하고 있는 이 아픔과 슬픔, 상실을 잊지 않고이 사회를 조금 덜 폭력적인 곳으로, 생명의 무게와 그 존엄이 충분히 존중받는 곳으로바꾸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