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가 꿈꾸는 "평화커먼즈를 실현하는 시민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요?어떤 과정을 통해 평화커먼즈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질문에 답하기 위한 한 가지 시도로서, 피스모모의 평화교육진행자 그룹의 공부모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커머닝(commoning, 커먼즈를 가꾸는 구성원의 기여와 그 일련의 과정들)으로서 공부하고 사유하는, '존재하기 위해 변화'하는 서로배움 공동체의 소식을 나누어요😊 언제: 2023년 10월 13일(금) 저녁 7시-9시 어디에서: 피스모모 사무실 누가: 가지, 빙봉, 영철, 아싸, 그린하, 사다리 배움자료 ① 진보교육연구소 교육과정연구모임(2022) 『대전환시대 변혁의 교육학』 (발제: 가지) ② 모임 참여 전 공유한 모두의 글쓰기 *온라인으로 참석한 그린하와 함께 한 컷!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교육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변화하는 사회에서 교육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 교육에 대해 근본적으로, 또 맥락적으로 성찰했던 지난 공부모임. '비판창조적 페다고지'가 지향하듯, 비판적 진단에 더해 우리가 어떤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교육을 둘러싼 어떤 조건들을 바꿔갈 수 있을지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을 확인하며 마무리되었어요. 이번 공부모임에서는 마침, 그 마음과 연결되는 배움자료를 다뤘어요. 진보교육연구소 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출간한 『대전환시대 변혁의 교육학』인데요. 기후위기와 군사적 갈등, 불평등과 양극화 등 현재 마주하고 있는, 그리고 미래에 심화될 복합위기를 진단하고, 교육의 방향을 제안하는 책이에요. 책 전반부에서는 2018년 OECD에서 발표한 <교육 2030>과 2021년 UNESCO에서 발표한 <교육의 미래 2050>이라는 보고서를 비교-소개하고 있는데요. 시기상으로 유사한 시기에 발표된 두 보고서는, 내용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제출하고 있어요. 교육의 변화는 단순한 교육 체계 내에서의 변화-개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교육이 연계되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거예요. 두 보고서의 공통점을 요약하자면, 개인적-국가적 성공과 경제성장에서 지속가능한 미래, 공동의 미래로 교육의 목표가 변화해야 하고, 교육은 주체적이고, 협력적인 인간상을 목표로 하고, 변혁적 역량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단순히 읽고 듣기 좋은 이야기로 넘기지 않고,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의 변화, 민주주의의 퇴보와 연계하여 해석을 더해보았습니다. OECD의 보고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가 함의하듯 '성장', '발전'의 패러다임을 유지하는 반면, UNESCO는 성장 중심-자본 중심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바꿔내지 않는다면, 교육 개혁에 대한 논의가 허울 좋은 이야기로 남을 가능성을 경계한다는 점은 큰 차이예요.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가 아니라 공동재(common good)로 규정하고, 교사의 역할 역시 교실-일상-사회를 둘러싼 세계의 공동재를 관리하고 확장하는 커머너(commoner)로서 재정의해야 한다는 논의가 더해지지요. 피스모모는 평화를 모두의 것(peace as commons)으로 선언하고, 그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commoning)에서 그에 필요한 조건-규칙들을 함께 만들고, 수많은 행위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커먼즈 관점에서 교육을 해석하고, 교육을 커먼즈로 규정한 논의가 매우 반가웠답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두 보고서에서 제출하는 문제의식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전통주의와 구성주의 교육을 비교하여 소개하고 있어요. 나아가 한 명 한 명의 경험과 선택, 자율성을 중시하는 구성주의가, 한국 사회에서는 어쩌다 신자유주의적 교육과 결합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있기도 합니다. '역량' 중심 교육이 어떤 사회적 지형에서 힘을 얻게 되었는지, 우리가 넘어서야 할 한계가 무엇인지 제안하는 문장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피스모모 내부에서도, 교육을 진행할 때 있어 구성주의의 한계에 빠질 수 있을 상황을 미리 알아차리고 경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이밖에도 참 많은 논의가 이어졌는데요. 모든 것을 나눌 수는 없지만, 논의의 핵심재료가 되었던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OECD2030과 유네스코2050을 작성한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피스모모 평화교육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요? 의의와 한계, 과제는 무엇일까요? 교육의 목적/인간상/방향 전환에 대한 제안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당위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려면, 국내정치적으로, 일상적으로 어떤 섬세한 준비와 촉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두 보고서는 교사 행위주체성과 학습자의 행위주체성 사이, "협력적 주체성" 이라는 개념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현재 한국사회에서 진행 중인 교권과 학생인권의 대립을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해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구성주의 이론에 대한 소개와 비판 논의를 살펴보며, 떠오르는 한국 교육의 이야기, 기존의 경험과 생각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커먼즈는 그 자체로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개념이지요. 분명한 경계를 지닌 '우리' 공동체에 속한 유무형의 자산을 더 풍족하게 꾸리고, 그를 위한 일련의 규칙을 마련하고, 그를 어겼을 때의 제재를 가하여 커먼즈를 보호하지만, 동시에 '우리' 공동체와 연결된 다른 공동체, 우리를 넘어선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점을 지속적으로 고려하며 문을 열어둔다는 점에서요. 누군가는 '우리'와 '모두' 사이의 역설과 긴장에 대해 살펴보려는 실천으로 말하기도 하죠. 이와 마찬가지로, 전통주의와 구성주의 사이의 긴장을 조망하며 '지식'과 '개별화 작업'을 동반하는 학습이라는, 두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교육론도 어찌 보면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일상과 국제정치까지, 굉장히 멀어보이는 둘 이상의 간극을 채우고 연결하려는 일, 전문가 중심의 논의를 부지런히 학습하면서도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기여하는 공간을 마련하려는 일을 모모가 해왔고, 앞으로도 하려는 일인 만큼, 역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답니다. 꿈보다 해몽이 되지 않게, 더 많은 공부 이어가며 소식 나눌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