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가 꿈꾸는 "평화커먼즈를 실현하는 시민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요?어떤 과정을 통해 평화커먼즈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질문에 답하기 위한 한 가지 시도로서, 피스모모의 평화교육진행자 그룹의 공부모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커머닝(commoning, 커먼즈를 가꾸는 구성원의 기여와 그 일련의 과정들)으로서 공부하고 사유하는, '존재하기 위해 변화'하는 서로배움 공동체의 소식을 나누어요😊 언제: 2023년 10월 27일(금) 저녁 7시-9시 어디에서: 피스모모 사무실 누가: 그린하, 영철, 사다리, 가지 배움자료: 피스모모,IPB(2021) 『군사비 지출에 관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11가지』 (발제: 사다리&영철) 지난 모임에서는 교육이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에서 시민성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열띤 토론을 했는데요. 예리한 비판적 논의가 주를 이루지만, 여전히 교육과 국제정치, 군사안보와의 연계성은 간과되거나, 교육에서 해당 이슈가 다뤄지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번 모임에서는 국가-군사안보 중심의 세계관을 낯설게 보고, 군축-공동안보 개념을 경유하여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과 교육의 역할에 대해 서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GDP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군사비 지출이 증가했어요. 2022년 기준으로 2조 2,400억 달러가 사용되었다고 하는데(SIPRI), 전 세계가 1분에 56억 원을 군사비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지요." “한국도 그 증가세에 일조했어요. 이번 정부와 지난 정부 할 것 없이 지속적으로 증액해왔죠. 2022년 기준 국방비 지출액과 수출액 모두 전세계 9위이고, 방위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기조 아래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번 2023 서울 아덱스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었고, 분쟁지역에서 사용될 무기가 팔려나갔죠." “많이 사용할 거라고 얼추 생각했으나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도대체 왜 이렇게 왜 많이 지출을 하는 걸까요? 군사비 지출이 늘었지만 전세계적으로 분쟁은 증가했고, 누구도 안전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구도 안전해지지 못하는데 계속 된다면, 누가 이익을 보는지 따져봐야 해요. 결국 전세계적인, 주로 미국 중심의 군산복합체의 정치경제적인 이익, 각국의 지역적 및 국제적이라고 말해지는 목적 때문이겠죠.” "군사안보는 위험한 적을 전제로 성립되는 거니까, 어찌 보면 되게 취약하고 단순한 개념이거든요. 단순해서 영향력이 강한 것 같기도 해요. 적이 누구인지 판단할 수 없고, 국가에서-동맹 중심의 세계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에서는 더욱이요.” “강대국 중심적인 세계와 자국의 평화만을 말하는 세계 속에서 과연 평화가 어떻게 가능할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과 함께 씁쓸한 마음이 생겼어요.” “기후위기를 말하지만 군비축소를 말하지 않으면 대안이 없어요. 2022년 기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5.5%는 전세계의 군대가 차지하고, 이를 국가로 따지면 4위래요. 전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인데도 말이에요. 상당한 지분과 책임이 있음에도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에서는 제외된 게 너무 아이러니해요.” 가끔은 군사비 지출액을 비롯한 현실에 압도되기도 하지만,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재의 지형을 이해하는 과정으로서 소화해보았어요. 공동안보와 군축에 대한 제안이, 단순히 희망적이고 감상적인 이야기로 들리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합리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수용될 수 있을 단단한 언어와 논리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누군가가 누군가를 위해서(for)가 아니라 함께(with) 변화하기 위해서, 더 많은 존재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교육/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을 재확인했답니다. “한 국가의 이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국가 내 모든 존재의 이익과 연결되지는 않는, 국가중심적인 보수적 입장에 문제제기할 필요가 있어요. 국가를 하나의 행위자로 이해하는 것도 문제적인데요.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하고 대응하는 수많은 동료들-존재들, 국제사회가 있고, 함께 만들어온 협약이나 약속을 통해서 미약하지만 평화의 안전망을 만들어왔다는 걸 기억해야 돼요.” “(공)교육에서는 자연스럽게, 안보 문제를 국가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각자가 가지고 있는 힘과 잠재적 연대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교육과정인 셈이죠. 여러 가지 갈등과 재난 앞에 책임지고 해결하는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이웃들이었고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을 서로 알아차리는 배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군사 관련 정보는 정말 비밀리에 부쳐져있죠.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찾아내서 시민들에게 공유할 책임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군사 영역을 민주적 통제 아래에 두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아요.” “군산복합체가 힘을 얻는 이유가 단순히 권력이 많은 집단의 위력에 의해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괜찮은,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 신념과 믿음 체계가 토대에 있기 때문이죠.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개인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군사주의를 또는 분단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게 정당화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일상적인 만남과 대화일 수도 있겠지만, 체계적인 교육 또는 종교, 언론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겠죠.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분단을 빌미로 삼아서 적대성을 높이고 군사주의를 심화해온 교육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복잡한 맥락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서 평화로 바꿔낼 수 있을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쟁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누군가에 의해 무기가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군비가 증가하지만 안전해지지 못하는 안보딜레마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나누고, 군축이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함께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지 시민단체의 역할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역할이고 책임이 될 것 같아요.” “분단의 현실, 우리 편 아니면 저 편으로 나눠져 있는 세계관에서 군축을 이야기를 하는 게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발자국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모두의 안전과 모두의 권리, 모두의 삶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조금만 시선을 전환할 수 있을 그런 경로를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인 것 같아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제도적, 문화적 억압에 오래도록 영향을 받아와서일까요. 안보나 군대와 같은 주제로 이야기 꺼내는 것을 어려워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 공유하고 배움의 주제로 가져가서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고,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고 불편해하더라도 피스모모 또는 여러 시민단체에서 좀 더 접근하기 쉽게 녹여내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피스모모를 통해 접하게 된 것처럼요.” 우리가 군축, 공동안보를 주장할 때 흔히 접하게 되는 질문이나 비판이 있지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을 몇 가지 질문을 유형화하고, 그에 대해 어떻게 대화-설득-질문할지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정리-답변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예시)"안보가 튼튼하지 않아서 침략 받아온 역사, 사례들이 있는데 무기를 내려놓으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공격무기가 아니라 방어적 무기는 필요하지 않으냐. 침략하기 위한 군비증강이 아니다.""북에서 핵개발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인데, 군축을 주장하는 건 너무 나이브한 이야기가 아니냐.""그렇게 좋은 게 있으면 진작 했겠지, 인류는 계속 전쟁을 해왔는데 현실성이 있느냐.""미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주국방이 필수적이고, 그를 위해서는 전시작전권을 돌려받고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군사력 확보가 필요한데,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 치열하게 논의한 모두를 축하하고, 서로에게 힘을 주기 위해그린하가 직접 낭독해준 조동화 시인의 <나하나 꽃피어>를 음미하며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다음 모임에서 만나요 :) <나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하나 꽃피어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말하지 말아라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결국 다른 방식으로 출밭이 온통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말하지 말아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