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2024년 4월 5일(금), 4월 19일(금)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어디에서: 커먼스퀘어 누가: 진선, 가지, 바람, 톨, 사다리, 비밥, 영철 배움자료: 조시화(2014) 『비판적 페다고지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발제: 바람&톨) 2023년 말, 유네스코에서는 1974년에 채택한 국제이해교육 권고(국제이해, 협력, 평화를 위한 교육과 인권, 기본 자유에 관한 교육 권고)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TEPI)에서 해당 개정안을 발췌번역(클릭)하여 소개한 바 있는데요. 기후변화와 군사적 긴장 상승, 불평등과 양극화를 포함하는 복합위기 앞에서 교육의 의미와 역할을 명료하게 설정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인류와 지구의 공통성(commons)에 주목하고 있어요. 더불어 교육을 통한 변화가 교육공간에 머물지 않고 일상 속 만남과 사회 전반의 문화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혁적 페다고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피스모모는, 교육을 통한 사회변화를 도모한다면 과목이나 내용을 넘어, 어떤 방식-과정으로 배우는지, 배움 과정에서 어떠한 감수성이 촉진되도록 할 것인지, 그를 위한 교육자의 철학과 역량은 무엇인지 등을 포괄하는 페다고지 혁신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해오고 있어요. ‘모두’를 위한 교육 역시, 일차적으로 누구나(인간)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의 내용과 방식, 철학과 그로 인한 결과까지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가져야 할 것이라는 지향과 함께요. 유네스코 권고안에서의 변혁적 페다고지는 피스모모의 평화/교육 실천과 긴밀하게 맞닿아있는 개념인 만큼, 현재 한국사회의 맥락에서 변혁적 페다고지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해석하고 논의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2024년의 첫 공부모임 자료는, 그 역할을 위해 비판적 페다고지를 충분히 소화하고 싶어 선택했어요. 본문에서는 비판적 페다고지가 어떤 교육 패러다임에 저항하며 등장했는지, 그 이론적 맥락은 무엇인지, 비판적 페다고지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잘 소화하는 것에 더해, 현재 피스모모에서/각자가 하고 있는 교육실천에 비추어보았을 때의 성찰 지점, 책이 쓰여진 시점으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그 사이 달라진 것과 그대로인 것들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비판적 페다고지를 배우는 의의와 한계가 무엇인지, 이를 교육현장에 접목한다면 어떤 생각이 가능할지 생각을 나누며 모임을 마무리했는데요. 그 중 일부 생각을 나눕니다. "피스모모에서 '비판적 페다고지'를 계속 접해오기는 했는데, 비판적 페다고지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무엇을 반대하는지, 어떻게 생겨났는지의 흐름을 읽은 것은 처음이라서 공부가 많이 됐어요. 역사나 철학을 공부할 때 배경과 흐름을 배우는 이유가 있듯이, 지금 우리가 교육에 대해 당연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들도 시작이 있었고, 끝이 있었고, 한계가 보이면 한계를 넘어서려는 무언가 시도가 있었고, 대안이 만들어져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어요. 본문에서는 비판적 페다고지와 연관된 많은 한계와 비판, 논쟁점들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지금 당장 명확한 대안이 없어보인다고 하더라도, 한계에 대해 주목하며 계속 생각하고 만들어낸 대안이 있어왔듯, 우리도 공부하고 나누다보면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생각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게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어요." "책의 제목에서 '비판적 페다고지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고 질문을 던졌잖아요. 그런데 결론은 '비판적 페다고지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로 끝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는지의 방법은 독자가 찾아야 한다고 느껴졌졌고, 우리가 우리 맥락과 현장에서 찾아가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신자유주의 사회,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비인간화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다보면 폭력을 답습하기가 생각보다 너무 쉽고, 특히나 교육 현장에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위치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의식화'를 위한 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책의 내용이 반갑게 느껴졌어요." "프레이리의 <페다고지>와 함께 생각하게 됐어요. 배움 과정과 구조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어려워요. 제가 하고 있는 교육실천이 프레이리가 이야기하는 '의식화'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 계속 성찰하게 되고요. 제가 살아온 오랜 시간 동안 익숙해지고 고착화된 생각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서 가끔 답답하지만, 목표와 방향성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낙관하면서 차근차근 해보려고 해요." "저는 사교육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계속 고민해온 것이지만,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사교육 속에 위치한 저의 근원적인 한계도 인식하면서,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배움에 의의를 두고 있는데요. 저는 갈등에 대해 충분히 다뤄내지 못하고, 극단화되거나 양극화되는 구조적, 문화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구체적인 현장 실천과 동시에 구조를 연결하기 위해서 분명한 목표와 질문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는 미시적으로 교육 공간 안에서 어떻게 페다고지를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 주로 관심을 가져왔는데, 비판적 페다고지의 지향은 결국 배움 공간 안에서의 이야기가 모아지고 모아져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잖아요. 상대적으로 그동안 관심을 덜 가지고 있었던 부분들, 예를 들어 글로벌 교육 운동에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지금 한국의 교육 정책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예산이 어떻게 편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학습하고 있지 못한 부분들이 생각났어요. 교육자로서 지금 활동을 점검하고 미흡한 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비판적 페다고지를 공부한다는 것은, 빙산모델의 수면 아래를 보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P.E.A.C.E.페다고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지만, 교육실천이 근원적인, 구조적인 문제를 충분히 건드리거나 그를 염두에 두고 실천하고 있었는지를 질문하게 됐어요. 아직 수많은 교육현장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가 바뀌는 데에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고, 교육현장의 행위자들은 치열하게 살아가다보면 주변을 살피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끼리 이해되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굉장히 구체적인 언어와 세부적인 단계를 준비해서, 기회가 왔을 때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생겨난 것 같아요." "저는 저자 분이 비판적 페다고지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개선주의적인 입장이나 글로벌주의적인 입장에 대해 소개할 때에도, 비판적 페다고지의 지향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뉘앙스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개선주의는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그 안에서의 개선을 추진하자고 하는 내용이니까, 저자 분의 생각에 일부 동의하는데요. 동시에 개선주의적인 입장이 지금 현재 살아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소통 가능한 방식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이 책의 내용을 읽은 사람들이, 자기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방식의 고민이 필요할지 고민이 생겨났어요. 옳은 이야기, 맞는 이야기만으로는 사회를 바꾸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이 분은 학자로서 진단하고 비판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교육활동가로서 어떤 번역의 과정이 더 필요할까 생각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