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가 꿈꾸는 "평화커먼즈를 실현하는 시민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요?어떤 과정을 통해 평화커먼즈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질문에 답하기 위한 한 가지 시도로서, 피스모모는 평화교육진행자 그룹과 역량강화 공부모임을 운영합니다.커머닝(commoning, 커먼즈를 가꾸는 구성원의 기여와 그 일련의 과정들)으로서 공부하고 사유하는, '존재하기 위해 변화'하는 서로배움 공동체의 소식을 나누어요😊 언제: 2023년 6월 29일(목) 7시 30분-10시 어디에서: 피스모모 사무실 누가: 온, 그린하, 비밥, 사다리, 가지, 영철 배움자료 ① 인권교육센터들(2021) 『반차별교육 새로고침을 위한 워크북』 (발제: 그린하) ② 리사 셔크 저, 김가연 역(2020) 『갈등영향평가와 평화세우기』 (발제: 온) ③ 모임 참여 전 공유한 모두의 글쓰기 상반기 마지막 공부모임! 머리를 싸매고 집중하고 있는 진행자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했답니다. 인권교육센터들에서 발간한 워크북을 통해 모임을 열었어요.평화교육이라고 불리든, 인권교육이라고 불리든, 세계시민교육이라고 불리든,통합적인 시민성 촉진을 위한 교육자라면 한 번쯤 머물러 읽어보고 고민하면 좋을 점을 제시하고 있어요. 차이를 인정하면 차별이 사라진다는 함정, 단일 정체성만 부각하거나 인정의 문제로만 접근할 때의 함정,차별이 아니라 직무나 역할의 차이로 보는 함정, 기득권에 동등하게 진입하는 것을 평등이라고 얘기하는 함정,피해를 중심으로 차별 서사를 구성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이분법적 대결 구도로 차별을 설명하는 함정,금지 행동만 나열하는 함정, 반차별 교육의 마무리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모임에 참여한 모두가 한 개 이상의 함정에 빠져보았거나, 빠져있는 상황을 낯설게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행자 한 분은 나.. 이거(교육 활동) 계속 해도 되는지, 다시금 생각하셨다고 해요. 그만큼 고민의 결이 중층적이었답니다. 마치 껍질을 까도까도 또있는 양파처럼요.혼자 까면 서럽지만 같이 껍질 까며 울자는 농담과 함께, 어떤 함정이 더 있을지 찾아보았어요. · 변경 불가능한 태생적인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방식으로 서사를 구성할 때의 함정 · 당사자/그룹 간 권력관계와 맥락을 충분히 보지 않고 '갈등'이라고 명명할 때 빠지게 되는 함정 · 충분한 설계 없이 소수자/비인간존재의 삶을 들여다보려고 할 때 빠지게 되는 대상화의 함정 · 눈에 보이는 것, 수치화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기여를 드러내고 의미부여할 때의 함정 · 책임과 기여에 대한 강조 없이 권리 중심으로 이야기할 때의 함정, · 관리와 규칙 없는 사실상 방치 상태를 공공재, 공동체라고 이야기하며 포장할 때 함정 등 그물을 마련해두고, 교육현장에서 적재적소에 맞게 연결하여 낚을 수 있는 준비를 이어갔어요.한편, 교육의 의도/지향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포인트를 '함정'으로 명명하는 것이 좋을까 싶기도 했어요.대신, 머물러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휴게공간 또는 평지를 올록볼록하게 만들고, 낯설게 하는 걸림돌 정도로 불러봐도 좋겠어요.큰 차이는 아니지만 명명을 다르게 하고, 다른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에서 힘을 얻을 때도 있으니까요. 두 번째 배움자료를 통해서는, 평화교육의 주요 영역 중 하나인 갈등전환 역량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측면에서 갈등을 분석하고, 적절한 개입 시점과 방식을 고민하기 위한 툴과 접근 방식이 제안되어 있답니다. 이미 교육활동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새기기도 했고, 새로운 툴을 어떻게 실제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지기도 했어요. · 파주 용주골 성매매집결지를 둘러싼 갈등 ·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둘러싼 갈등 ·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블랙페이스 코스프레를 둘러싼 갈등 등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도 있지만, 이후 글이나 교육을 통해 실제 적용해본 결과를 나누며 보완해가기로 했어요.물론 특정한 사안들을 '갈등'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고민되는 때도 있어요.'젠더 갈등'이라거나, 퀴어문화축제 참여자와 반대 측의 충돌을 갈등이라고 부른다거나,미군기지가 확장되며 터전을 잃게 된 마을 주민들을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누어 갈등이라고 부른다는 등이요. 그렇지만 우리가 갈등영향분석의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사회에서 통용되듯 갈등이라고 명명하고 분석하는 접근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다양한 이해관계와 관점을 통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어떤 복합적인 맥락과 권력관계가 있는지 알아차리다보면이것을 갈등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참여자 스스로 질문하며 서로배우게 되는 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여느 공부모임이 그러하듯, 모임 이후의 배움이 더 기대되는 시간이었어요.2023년 하반기 공부모임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