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날 2021.06.21/정리 가연 이제 진짜 여름이다! 라는 말이 툭 튀어나오는 토요일이었어요. 육아하는 피스모모 회원모임 o:WOW가 오랫만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대대적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피스모모에서 만든 '비인간존재 역할카드' 활동을 하며 비인간존재와의 공존을 상상해보았답니다. 어른아이 모두 모여 카페 트랜스가 들썩였어요. 맛있는 간식은 덤! *코로나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되었습니다. # 1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고 나서,육아모임 오는 길에 봤던 비인간존재들을 떠올려 보는 것으로 활동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집 화장실에서 여왕개미(?!)와 초파리를 봤고요. 지하철에서 모기도 보았어요. 차를 타고 오다가 하늘에 날아가는 새를 보았고, 집 주변 공원에서 배추흰나비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모여있는 카페에는 어떤 비인간존재들이 있을까요?여러 식물들이 우선 보이네요. 작은 개미들도 있고요. #2우리가 발견했던, 혹은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들었던 비인간존재들을 몸으로 표현해봤어요. 오키는 최근에 꽃을 피운 백련초 선인장을, 가연은 얼마 전까지 키우던 가재를,그 밖에도 원숭이, 오리, 벌들을 표현해봤지요. #3자, 이제 비밀카드를 나눕니다. 비인간존재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나눠 받았어요.각자 받은 비인간존재를 말 대신 몸으로 표현하면서 짝을 찾습니다. 기장바다에서 사는 미역, 상괭이(웃는 고래), 공혈견, 트레킹 투어의 코끼리가오늘 우리가 되어볼 비인간존재들이에요. 같은 비인간존재끼리 조를 나눠서 앉았습니다. #4비인간존재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에요. 과거에는 어떻게 살았고, 지금은 어떤 환경에서 사는지,미래에는 또 어떤 환경에서 살게될 지 찾아보았습니다.그리고나서 다양한 재료로 존재들을 표현했어요. 1. 공혈견 개와 고양이도 혈액형이 있다. 개는 7가지, 고양이는 3가지 혈액형이 존재한다. 고양이의 경우, 엄마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의 혈액형이 다를 때, 수유를 하면 새끼 고양이에게 빈혈이 올 수 있다. 수술 등의 이유로 혈액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하여 혈액을 모아 놓는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혈액을 기증하는 역할을 하는 개가 바로 공혈견이다. 공혈견은 바닥까지 모두 철창인 '감옥'에 갇혀서 평생 피를 뽑히며 살게 된다. 영국에는 공혈견 대신 헌혈견이 있어서, 주인이 동의해야 헌혈이 가능하고, 헌혈도 한달에 한 번 정도만 가능하다. 헌혈후에는 선물도 준다! (영국 헌혈견 사이트: Pet Blood Bank Charity) 2. 상괭이 상괭이는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다.돌고래는 입이 튀어나와있는 반면 상괭이는 둥근 모양을 갖고 있고, 등지느러미도 없고, 크기도 돌고래보다는 작은 편이다. 상괭이는 멸종위기종이다.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죽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 돌고래과인 상괭이는 호흡을 위해 물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물에 걸리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그만 죽고 만다. 3. 트레킹 투어의 코끼리 더운 곳에 살며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등을 내어주는 코끼리들 코끼리는 등에 무언가를 올리기 싫어하지만 사람들의 돈벌이 때문에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한다. 지능이 높은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해 '파잔'이라는 의식을 거치는데, 통나무 울타리에 가둬놓고 쇠꼬챙이 등으로 코끼리를 사정없이 찌르는 것이다. 인간에게 '굴복'시키기 위해 파잔 의식을 거친 코끼리들이 트레킹 투어에 이용되는 것. 4. 기장바다에 사는 미역 기장 바다 미역은 이전에는 바다에서 직접 채취했지만, 요즈음은 밧줄에 포자를 배양하여양식하는 것이 보통이다. 미래에는 물과 흙 없이 야채를 재배하는 시스템처럼,바닷물 없는 실험실 같은 곳에서 미역이 자라지 않을까. 기장 바다는 고리원전과 가까워서 해수에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을 지 걱정되는 곳이기도 하다. #5비인간존재를 알아보고 난 후,비인간존재의 입장이 되어서 인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봤어요. 그리고 서로 느낀 점을 나누었습니다. "걸어다니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어!""행복하게 하루만 살고 싶어요.""나도 같은 생명이예요.""지구는 인간, 너네꺼 아니야. 우리꺼야~""같이 숨쉬며 살자!""우리 같이 좀 살자~ 제발 같이 살자!""제발 오지마!""비인간존재 친구들아 모두들 힘내! 끝까지 살아남아 보자!""같이 가치" ► 김치'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소중하다'라는 말이 와 닿았던 시간입니다.지구에서 유일하게 쓰레기를 만드는 존재인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상황에서우리가 무엇을 지향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는 우분투의 정신이 비인간과의 관계에서도 생각나더군요.내가 먼저가 아니고 네가 먼저인 이유가 있겠죠.평화를 만드는데는 나보다는 너를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이 꼬리를 무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혹은 이유도 모르고 죽어가는 상괭이와 같은 생물들을 보며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생각하고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함께 활동했던 차올라는 “그물 말고 낚시로 필요한 만큼만 고기를 잡으면 좋겠어요.그래서 상괭이랑도 나눠 먹으면 좋겠어요.” 라고 이야기 하네요.아이들의 더 나은 시선에서 함께의 가치를 배운 하루였습니다. ► 오키어린이 참여자들의 생각, 표현력, 에너지가 질투 날 정도로, 계속해서 감탄하며 참여했습니다.어린이 분들과 친해지고 싶어요!항상 일터에서 저를 '을'로 여기며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제발 제 입장에서 좀 생각해줬으면,또 갑을관계가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그런데 비인간존재가 되어보니, '만물의 영장'이라며 인간이 갑, 비인간존재가 을인 것처럼 살아가는인간들의 모습이 어리석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그리고 중요한 사실들을 외면하고 무관심했던 저 스스로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었고요.모임에서 누군가가 포스트잇에 적어주신 '같이 살자'는 말을 이틀째 되뇌고 있는데요.꽤 오랜 시간 동안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아요.같이 잘 살아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야겠습니다. ►프카비인간존재에 대해 알아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되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비인간존재를 표현할때 어린 친구들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리죄책감을 너무 많이 가져가지 않기로 한 마무리가 좋았어요!요즘 너무 무거운 주제의 환경강의를 많이 들어서 힘든 마음이었는데 무거움을 좀 덜어낸 것 같아요. 다음 o:WOW 모임은 7월 10일 (토) 오후 3시~6시, '하얀물보라' 작가님 엇지를 모시고 상괭이 스토리텔링과 동화책 만들기를 진행합니다. 아직 피스모모 회원이 아니더라도 주저하지 마세요!육아와 평화를 함께 고민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활짝 열려있습니다. 많은 참여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