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피스모모 회원모임 o:WOW] 15번째: '채식하는 호랑이 바라' 작가와의 만남

일시/ 2021년 09월 04일정리/ 오키, 가연 o:WOW 8월 모임은 '채식하는 호랑이 바라'를 쓴 김국희 작가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지난 모임을 통해 비인간존재와의 공존을 고민하면서, 모두가 '바라는 대로' 살 수 있는 식습관은 무엇일지자연스럽게 고민을 이어가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단순히 '채식'을 선택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닌,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먹거리를 잘 먹는 것이 무엇일지 이야기 나누게 되었습니다. 육아모임에 꾸준히 함께하고 계신 오키님은 책을 처음 받아들고는 사랑스러운 그림체에 흠뻑 빠지셨다고 해요. '채식하는 호랑이 바라' 그림책을 처음 펼쳐보았을 때 그림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색상이 선명한데도 파스텔톤처럼 따뜻한 느낌이 드는 색감, 크레파스로 대충 칠한 것처럼 흰 배경이 드러나도록 색칠되었지만 한 땀 한 땀 공들여 그린듯 꽉 차고 정돈된 모습의 귀여운 그림체에 매료되어 오랫동안 바라보다 글을 읽었어요. '채식하는 호랑이 바라'는 이런 이야기에요.호랑이가 육식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예요. 하지만, 그것이 불편한 주인공 바라는 결국 열매를 따먹고, 채소들을 먹기로 다짐하지요. 주변 호랑이들, 그리고 잡혀먹힐 위기에 있는 다른 동물들은 바라를 비난합니다.비가 흠뻑 오고 난 하루, 바라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라며, 자기가 바라는대로 먹고 살기로 다짐합니다. 만삭임에도 엄청난 분량의 강의자료를 준비하시고 모임 시간을 꽉 채워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신 김국희 작가님 솔직히 이번 모임에서 단순히 '채식 이야기'를 기대했는데요. 작가님은 지난 10년 간 이리저리 이주하며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음식을 먹게 되었는지'를 들려주셨어요.이야기를 찾고, 기록을 하면서 '이름 부르기, 제자리 찾기, 간격 인정하기' 라는 테마를 찾는 여정이었다고 합니다. 이름 부르기대학원 졸업 후, 진로 고민을 하던 국희님은 제주 흙집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살게되었어요. 처음 제주도에 내려왔을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배앓이와 허기로 고생을 했답니다. 처음에는 동네 간판을 만들어 드리고, 밥을 얻어 먹고, 마을 아이들과 놀며 지냈데요. 그러다가 사람들을 '관찰'할 것이 아니라 이야기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고는 정자에 앉아계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데요.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서 마을 입구 '송이 슈퍼'에서 마을 라디오를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할머니 이야기를 한참 듣다가, "할머니 이름이 뭐에요?"라고 여쭤보니,"나는 이름이 없어. 기억이 안나"라고 하시더래요. 누구의 엄마로 살다가 정말 이름을 잊으신거였죠. '목소리가 없거나, 몫이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는 일을 해야 겠다'고 결심한 것이 그 때랍니다. 국희님의 마을 라디오는 알음알음 알려져서, 취재진이 몰리고, KBS 뉴스에도 나왔어요. 당시, 국희님의 집에 사람들이 먹을 것이나 책 등 을 보내기 시작했데요. 그래서 '백합 마을'에 살던 국희님은 이 선물들을 백합 10송이와 교환하는 '박스 익스체인지'를 시작했어요. 이 때 사람들이 보내 준 책을 모으고, 집을 고쳐서 작은 도서관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처음부터 기획한 '일'이 아니고, 계획 없이 하루하루 흘러가듯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친구들이 놀러와서 노래 만들고, 명상하고, 마을 행사에 참여하고, 공연하고, 가구도 만들고, 전자책도 출판하고, 그러다 마을분들과 가까워지고, 리사이클 악기도 만들고, 어른들이 하시는 월평밴드 노래도 만들고...그러다가 마을 협동조합을 만들고, 마을 라디오를 했던 창고를 리모델링 해서 잼을 만들다가 결국, 레스토랑을 열었데요! 협동조합으로 시작했다가 예비 사회적기업이 된 최초의 사례가 되었고, 10명의 직원까지 고용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망했답니다. 이유는요? 혼자하는 작업이 익숙했던 국희님은 생각을 맞춰가는 과정에 익숙치 않았데요. 자신이 계획했던 그림이 나오지 않자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죠. 사업을 정리하자 삶과 관계도 무너진 느낌이었데요. 먹지도 못하고 어디를 가지도 못하는 기간이 꽤 길었답니다. 제자리 찾기어디가 내 자리지? 나 혼자 지내고 싶다.제주에서 올라 온 국희님은 아주 작은 "파란집"을 빌렸데요. 내 친구와 내가 글을 쓰고, 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기획자로 함께 살기 위해서 '책+방 서사라(서점)'를 만듭니다. 사업체도 세웠는데, 사업을 위한 사업체가 아니라서 '페이퍼 컴퍼니'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책으로 방을 도배하고, 친구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함께 했데요. 책+방 '서사라'는 아티스트 그룹이자 아지트였다. 서사라에서 언어교환을 하던 모습. 언어교환, 전시, 세월호 행사, 그림 그리기, 콘서트 기획 등이요. 그런데, 내가 소진되는 느낌이 들더래요. 그리고,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은 곧, 내가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었나 반성을 했답니다. 그래서 더 고요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때 아이가 태어났답니다. 하루가 순식간에 지워지는 듯한 그 시기에, 혼자서 뭐라도 끝내자는 생각으로 '바라 이야기'를 썼데요. 바라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먹는 것에 대한 고민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데요. 제주에서 환경과 먹거리, 새로운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답니다. 바쁘면 먹는 것부터 배제했던 삶을 되돌아 보게 되었데요. 그러다가 어렸을 적에는 연례행사로 먹던 고기를 늘상 먹는 근래의 식습관을 낯설게 보았고, 채식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려던 작년 봄, 발리에서 한달간 완벽한 채식을 하며 마음의 독소를 빼는 시간을 가졌데요. ‘잘못 먹었던 마음과 습관’을 뱉어내는 의식이었답니다. 그 뒤로 입으로 먹는 것과 마음을 먹는 것 모두 조심하자고 매일 다짐하신데요. 군침도는 채식요리 사진을 20개쯤 보여주신 작가님. 평소에도 소소한 것들을 모두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고 하셨다. 간격 인정하기요즈음은 새로운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는 국희님. 같이 지내고, 도와주고, 같이 잘되는 일은 서로의 간극과 간격을 인정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이야기래요. ​​​​​​​붙어있다는 것, 그리고 공동체에 소속된다는 것이 무얼까? 사랑하는 사람과 왜 같이 살아야 하지? 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곱씹으며, 각자의 삶의 방식이 존중되는 물리적인 배치도 고민하며 지내신답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서, 우리들의 식습관을 되돌아보는 활동을 했어요.간단한 질문들에 답하는 방식이었는데요. 내가 기억하는 인생의 첫 식사 가장 행복했던 식사 가장 슬프고 힘들었던 식사 마지막 끼니를 먹는다면? 앞으로 자주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 먹는 것에 관한 질문이었지만, 각자의 인생의 순간들, 그 때의 마음들을 들어볼 수 있었어요. 오키님은 사실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해요. 건강한 자아를 챙기기 위해서 나를 더 알아야겠다는 오키님은, '나'와 '나의 음식', '나의 생각'에 관련된 질문에 답하고 서로 나누며, 다른 존재들의 다양한 삶과 새로운 생각들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다른 참여자들과도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았어요."너는 이걸 약으로 쓰잖아. 그래서 네게 주는거야" 하며 마리화나 다발을 받았다는 작가님의 태몽부터 시작하여, '이름 부르기', '제자리 찾기', '간격 인정하기'를 통한 작가님 삶의 과정도 흥미로웠고, 작가님처럼 '관찰하고, 메모하고, 되새기고, 새롭게 깨닫고, 질문에 답하는 삶'을 살면 나에게도, 남에게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삶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먹다'라는 단어에 음식 뿐 아니라 '마음'을 연관지어 '어떤 마음을 먹을 것인지' 생각해 보며, 좋은 음식과 마음을 먹어 건강한 자아를 챙기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무엇인가를 하는 상태로 내가 만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거예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나 대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소개하는 국희작가님. 이번 모임을 마치며, 우리 모두 다름에 맞춰가다가 스스로 멸종하지 말고, 각자 특별한 존재로 살아가기로 다짐했답니다. 참, 만삭에도 모임에 최선을 다해주셨던 작가님은, 모임 다음 날 예쁜 아가를 만나게 되셨데요.피스모모 육아모임에서 특별한 인연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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