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모모는 2026년 3월 2~6일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자율살상무기체계(LAWS) 정부전문가그룹(GGE) 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자율살상무기 국제규제 협약 도출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고자 본 권고안을 작성하였습니다.
권고 배경 및 현황
- 현행 GGE 위임권한이 2026년에 종료됩니다. 2026년 9월 회의는 CCW 리뷰 컨퍼런스에 제출할 보고서를 정리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3월 회의는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도출을 위한 결정적인 분기점이자 GGE 세팅에서의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025년 12월 기준의 GGE 롤링 텍스트(5개 박스 구조)는 130개국이 법적 구속력 있는 규범을 지지하고 40개 이상 국가가 협상 개시를 촉구할 만큼 충분한 합의 기반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2025년 9월 회의에서 브라질이 주도했던 현재의 롤링텍스트로 협상을 개시하자는 성명에 한국정부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 GGE의 의장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대사 로베르트 인 덴 보슈 의장은 2026년 1월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비공식 협의에서 새로운 제안보다 현 텍스트의 이견 해소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으며, 2026년 11월 CCW 검토회의에 최종 텍스트를 제출하는 일정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3월 GGE 진행방향에 대한 안내문도 별도로 작성하여 당사국과 참여 전문가에게 배포했습니다.
- 이에 따라 2026년 3월에 진행될 GGE는 현행 롤링텍스트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협상의 단계로 이행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회의가 될 것입니다.
한국정부의 기존입장과 문제점
한국 정부는 1) 자율살상무기에 대한 규제 범위 축소와, 2) 소규모 생산과 테스트에 대한 규제 면제 주장, 3) 평화적 목적이라는 명목 하에 기술 군사화를 정당화하는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 한국정부는 ‘lethal(치명적)’ 용어 유지를 주장함으로써 상해·불구 등 비치명적 피해를 규제 밖에 두려는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 또한, 중국·이스라엘과 함께 LAWS의 특성화에 “식별(identify)” 기능을 포함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일본의 ‘어떤 상황에서도 IHL을 준수할 수 없는’ 시스템만 규제하자는 제한적 접근을 지지함으로써, 국제협약의 규제범주를 협소하게 만들고자 하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국정부와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사전 표적 프로필 입력 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대다수 자율무기가 만들어질 국제협약의 규제 범위 바깥에 놓이게 됩니다.
- 뿐만 아니라, ‘대량생산이 아닌 테스트와 연구를 위한 소규모 생산’을 규제에서 제외하자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연구·개발 단계를 규제에서 면제하자는 한국정부의 입장은 개발 단계에서의 책임 공백을 허용하는 선례를 만들어 규제의 의의를 훼손합니다.
- 또한, ‘평화적 목적의 지능형 자율기술 진보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평화”를 협소한 소극적 평화(negative peace)의 틀에 가두고, 수사(rhetoric)로서의 평화를 도구화하여 결국 이중용도(dual-use) 기술의 군사화를 정당화하는 논리에 포섭하고 있습니다.
- 한국정부는 “국익” 중심의 협소한 인식으로 자율살상무기 규제 논의에 참여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 공중보건, 교육, 식량 안보 등 인류의 공동 과제 해결을 후순위로 미루고, 인공지능을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인간의 보편적 권리 신장에 활용한다는 원칙에 위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정부에 대한 권고사항
이에, 피스모모는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 무기가 생명체의 살상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입장에 근거하여 2026년 3월 CCW GGE 회의에서 다음의 구체적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 첫째,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 협상 개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십시오.
2025년 12월 기준 현행 롤링 텍스트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법적 구속력 있는 자율무기체계 협약 협상 개시에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표명하십시오. 이와 함께, 협상 성과를 2026년 11월 CCW 검토회의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의장의 로드맵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십시오. - 둘째, 표적화 자율기능을 가진 모든 무기체계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특성화를 지지하십시오.Box I의 1.A항(‘인간 운용자가 표적 파라미터를 설정하더라도 규제 범위에서 제외되지 않는다’)을 유지·강화하고, ‘lethal’이라는 한정어를 폐기함으로써 센서 입력에 기반해 표적을 선택·교전하는 모든 자율무기체계가 규제 범위에 포함되는 광범위한 특성화(characterisation)를 지지하십시오.
- 셋째, 맥락에 적합한 인간 판단·통제(CAHJC)를 IHL 준수의 필수 요건으로 지지하십시오. Box III에서 맥락에 적합한 인간의 판단과 통제(CAHJC)를 국제인도법(IHL) 준수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법적 의무성을 명문화하고, 이전 롤링 텍스트에서 삭제된 예측 가능성·신뢰성·추적 가능성·설명 가능성 관련 언어의 재삽입을 지지하십시오.
- 넷째, 사람을 표적으로 하는 자율무기체계에 대한 명시적 금지를 지지하십시오.
현행 롤링 텍스트가 아직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는 대인(對人) 자율무기체계(anti-personnel AWS)에 대한 명시적 금지 조항을 협약 문안에 포함할 것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십시오.
- 다섯째, 강력한 규제를 지지하는 중견국가들과 연대하여 국제사회 행위자로서 책임있는 외교역량을 발휘하십시오.
오스트리아, 벨기에, 뉴질랜드, 코스타리카 등 강력한 규제를 지지하는 중견국 그룹과의 공동 발언 및 작업문서 제출을 적극 검토하고, 기술 강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중견국 연대의 구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협약 도출을 촉진하십시오. - 여섯째, 통합적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기후위기 대응, 공중보건, 교육, 식량 안보 등 인류의 공동 과제 해결을 위한 국제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십시오.
인공지능이 민간인 살상에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인간의 보편적 권리 신장에 활용되어야 한다는 명확한 원칙하에, 인공지능을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사용하는 모범을 보여주십시오. - 일곱째, 국내 민주적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시민사회 참여 공간을 공식적으로 마련하십시오. 현재 공론화된 적 없는 한국 정부의 CCW GGE LAWS 협상 입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율무기 개발·조달 관련 모든 협상 과정에서 시민사회 및 독립 전문가의 관찰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하여, AI 군사화 정책에 대한 다면적인 책임체계가 공론화될 수 있도록 여러 분야 관계자들과의 공개 토론을 적극 장려하십시오.
2026년 2월 20일
사단법인 피스모모
첨부자료.
권고에 대한 해설
[의견서] 자율살상무기체계(LAWS) 관련 한국정부의 입장에 대한 피스모모 의견서
[보고서] 국제인도법(IHL) 관점에서의 자율무기체계: 주요 쟁점과 도전과제
[보고서] 자율무기체계와 인공지능 기반 의사결정지원체계의 군사 표적 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