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미디어]트럼프 글 한줄이 촉발한 ‘앤트로픽 사태’… 한국도 걱정된다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기사(2026년 3월 5일)을 공유합니다.


지난 2월 27일, 미국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 한 줄로 미국의 주요 AI 기업이 모든 연방기관에서 퇴출 명령을 받은 것이다. 국방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해당 기업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 미 국내기업이 지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그 최초의 사례가 된 기업은 앤트로픽(Anthropic), 미국의 AI 스타트업이다.

앤트로픽은 무엇을 잘못했을까? 잘못한 것이 있다면 이 한 가지였다. “우리 AI를 완전 자율 무기와 시민 대상 대규모 감시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계약 조건을 끝내 철회하지 않았다는 것.


앤트로픽 사태가 보여주는 정책적 함의는 명확하다. AI 시스템이 군사 목적에 전용될 때, 그 안전장치는 기업의 선의나 계약 협상력이 아닌 법적 의무로 보장되어야 한다. 인권영향평가와 국제인도법 준수 검토를 AI 무기 시스템 도입의 전제 조건으로 제도화하고, 민간 AI를 군사적으로 전용할 때 반드시 이 심사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국방AI법 제정 과정은 지금 바로 그 분기점에 있다. 앤트로픽이 지키려다 퇴출당한 두 원칙, 자율 살상 결정 금지와 대규모 시민 감시 금지는 한국 법률에서도 명시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국방부의 재량에 맡기는 예외 조항이 아니라, 예외 없는 법률 조항으로.

아모데이는 사태 이후 진행된 CBS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애국적인 미국인이다. 우리가 한 모든 것은 이 나라를 위한 것이었다.” 국가를 위한다는 진심이 국가의 강압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이 사태가 고스란히 보여주었기에, 그 말이 쓸쓸하게 들린다. 국가란 무엇인가? 애국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