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 피스모모 거버넌스매니저가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피스 아이치 – 전쟁과 평화 자료관>을 방문하고 피스 아이치 매거진(2026년 2월호)에 기고한 글을 공유합니다.

1월 말에 피스아이치(Peace Aichi)를 방문했던 피스모모의 김진선입니다. 이번에 긴 시간을 내어 설명해 주시고, 피스모모의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태프분들의 따뜻한 환대 덕분에 매우 편안하고 인상 깊은 방문이 되었습니다.
피스아이치의 설립 과정이 담긴 영상과 이야기들을 통해, 일본에서의 ‘전쟁’과 ‘평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또한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고 일본 문화에 친숙함을 느껴왔기에 일본 분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카이 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전쟁에 관한 역사 교육의 차이가 커서 대화 중에 한계를 느끼는 상황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아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그 기억을 전하고자 하는 피스아이치의 노력은 매우 소중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전쟁의 기억을 계승하는 활동에 더해, 그 기억을 ‘지금, 여기의 평화’로 연결하여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경험해 온 저희는 평화를 과거의 유산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인 지침으로 파악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속된 피스모모에서는 전쟁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다양한 갈등과 대립을 입구 삼아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평화를 실천하는 장으로서 피스아이치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정말 기쁜 일이었습니다.
바다 건너 한국에서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 평화’를 주요 가치로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평화교육단체 ‘피스모모(PEACEMOMO)’를 잠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모모’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피스모모의 ‘모모’는 한국어의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의 머릿글자와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서 유래했습니다. 여기에는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함께 평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2. 피스모모가 지향하는 평화교육 피스모모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 우리 일상 속에 스며있는 구조적 폭력을 성찰하고 이를 변혁하는 ‘평화 감수성’에 주목합니다.
- 교실에서 사회로: 학교 교사를 위한 평화교육 연수뿐만 아니라, 시민 참여형 워크숍을 통해 군사주의, 젠더, 생태,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평화의 관점에서 재해석합니다.
- 몸으로 익히는 평화: 텍스트 중심의 학습에서 벗어나 연극, 놀이, 몸짓, 예술 작업 등 역동적인 방법론을 사용하여 참가자들이 평화를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체득하도록 돕습니다.
3. 국경을 넘는 연대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피스모모는 2022년부터 ‘조기경보 보고서(Early Warning Report)’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기경보란 역내 군사적 긴장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무장 갈등의 가능성을 예측함으로써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 외교(Preventive Diplomacy)’를 의미합니다.
또한 2024년에는 국제평화사무국(IPB), ‘평화·군축·공동안보 캠페인(CPCDS)’과 협력하여 ‘인도-태평양 공동안보 보고서’를 발행했습니다. 이처럼 피스모모는 국가 단위의 경계를 넘어 보다 넓은 틀 안에서 실효성 있는 평화 구축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맺음말: 서로의 배움이 평화가 되기를 평화란 완성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움직이는 것입니다. 물리적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이번 방문과 이 메일 매거진을 통해 연결된 피스아이치 회원 여러분과 앞으로도 평화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연대와 연결을 통해 시민사회 안에서 평화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언젠가 직접 만나 평화의 춤을 함께 출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한국에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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