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내 소통에 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들 때쯤,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을 홀리듯 신청했다. 신청하고 나서야 문득 낯선 사람들과 종일 부대끼며 대화하고, 몸과 마음을 열어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그럼에도 취소하지 않았던 걸 보면, 그때의 나는 소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함께해 준 동료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지도!)
교육을 마치고 나니 몇 가지 키워드가 남았다. 환대, 호기심, 그리고 정성.
임파워링 퍼실리테이션은 무엇일까. 조직의 소통을 ‘임파워링’한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그 시작은 어쩌면 환대일지도 모르겠다.
김현경은 『사람, 장소, 환대』에서 환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자리를 준다/인정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딸린 권리들을 준다/인정한다는 뜻이다. 또는 권리들을 주장할 권리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환대받음에 의해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권리들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대훈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임파워링을 위한 환대는 구성원이 새로이 힘(power)을 획득하는 과정이며, 동료 사이에서 서로 힘내기, 힘 기르기의 과정을 만들어가는 시작이라고. 그렇다면 조직 안에 이미 존재하는 힘의 구조를 조금 느슨하게 만들고, 더 많이 참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임파워링의 시작이 아닐까.
호기심 또한 퍼실리테이터가 가져야 할 중요한 요소다. 평소 호기심이 많으면서도 없는(?) 나에게 퍼실리테이터가 가져야 할 중요한 요소가 호기심이라는 말은 조금 이상하게 와닿았다. 생각해 보면 이 교육을 듣게 된 것도 결국 호기심 때문이었다. 내가 속해 있는 조직에 대한 호기심(과 고민,,), 내가 준비해야 하는 교육에 대한 호기심, 참여자들에 대한 호기심, 구성원 각자가 가진 생각과 마음에 대한 호기심. 관찰하고, 반응하고, 질문하는 것. 어쩌면 조직 안에서의 소통도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교육 중 “정성이 압도하리라”는 문장도 계속 떠오른다. 정말 정성이 압도할 수 있을까?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대훈이 보여준 열정과 에너지, 가지가 손수 준비한 따수운(!) 다과와 점심. (피스모모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는 나. 아직 ‘님’을 빼고 얘기할 때면 진땀이 흐른다) 함께 참여한 분들의 고민과 그 고민을 꺼내놓는 마음들을 보고 있으면, 정성이 아주 조용히 무언가를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대하는 연습. 관계를 조금 다르게 맺어보는 연습. 서로를 조금 더 동등하게 바라보려는 연습. 그리고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함께 안전해지는 자리를 만들어보는 연습.
이제 다시 조직으로 돌아간다. 당장 무언가가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말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고, 듣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조직 안의 힘은 쉽게 느슨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교육에서 배운 장면과 말들을 곱씹어본다. 환대에서 시작하기. 호기심으로 묻기. 정성을 다해 자리를 만들기.
그리고 대훈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정성이 압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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